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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정화되는 시간

by 장돌뱅이. 2019. 7. 25.

생의 어떤 시간이 너와 보낸 하루 만큼 맑고 깨끗할 수 있을까?
이순이 지나고서도 나를 그렇게 정화시킬 수 있으니 고마울 뿐이다. 

하루 종일 쉬임없이 함께 달리다가 걷고 걷다가 달리고, 떨어진 솔방울을 발로 차 굴리고,
그네와 미끄럼을 타고, 숨바꼭질을 하고,
기차를 움직여 색색의 터널을 지나다간 별안간 낚시놀이로 바꾸고, 
벌써 수십 번 째인 '호랑이와 곶감'과 '햇님달님'을 마치 처음인양 나는 이야기 하고
너는 긴장해서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 표정이 좋아서 나는 또 더욱 과장된 목소리와 몸짓을 섞는다. 


무등을 태우고 장난을 걸 때마다 자지러지는 너의 웃음소리라니!
그래도 친구야 너의 "한번 더!" 하는 요청은 세 번까지만 해주라.
거절할 수 없는 네 말을 들어주다 보니 허리가 시큰시큰해온다.
내 친구야.
분명히 다음에도 "한번 더!"를 네번 이상 외칠, 
내 어린 날 같은 개구장이 내 친구야.



*위 사진 : 손자 친구가 쓴 71(칠십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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