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가족을 집으로 초대하여 식사를 나누었다.
일요일이 말복이었지만 하루 앞당겨 복달임을 한 것이다.
메뉴는 노노스쿨 일학기 마지막 수업에 했던 삼계탕과 오징어채소전, 부추들깨무침이었다.
일학기 동안 논스쿨에서 배운 음식 중에 고르라 했더니 사위가 삼계탕을 찍었다.
아내는 오징어채소전과 부추들깨무침도 삼계탕과 같이 배웠으니 당연히 같이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아내의 주장은 내겐 '지상명령', 판이 생각보다 커져도 따라야 했다.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고 상차림을 하는 내내 느껴지는 흥겨움.
역시 음식은 사랑이고 맛은 나눔에서 나온다. 어릴 적 어머니를 따라간 모내기나 벼베기 철의
들밥의 맛이 각별했던 건 그 왁자지껄한 축제 분위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거기에 손자친구와 놀 수 있는 건 덤이다. 아니 그게 내겐 '메인이벤트'다.
사위사랑이 장모인 아내의 흐뭇한 팔자(?)라면 손자친구와의 남다른 우정은 나의 즐거운 팔자이다.
↓찰흑미를 갈아 넣은 보랏빛 색깔의 "흑미삼계탕".
프로레슬링의 기술인 코브라 트위스트를 생각하며 학교에서 배운 대로 닭다리를 꼬아 솥에 안쳤다.
넣고 보니 음악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수영을 하는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선수들처럼 보이기도 했다.
음식의 주재료이면서도 정작 이름에선 인삼에게 이름 앞자를 내주고 삼계탕이 된 "계삼탕"
(이전 글 참조 : https://jangdolbange.tistory.com/893).
황기와 엄나무, 대추 수삼, 마늘 등을 함께 넣었다.
시중에서 사 먹는 것과 달리 그런 것들을 닭 뱃속에 넣지 않았다.
뱃속에 넣으면 우러난 영양분을 달갈비뼈가 흡수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먹을 것 없고 버리기는 아까운 계륵(鷄肋)은 삼계탕에서도 미운털이다.
뱃속에는 흰 찹쌀과 흑 찹쌀만을 번갈아 넣어주었다.
↓오징어채소전
전을 좋아하는 사람은 신던 신발을 튀겨도 맛이 있다고 한다는 말이 있다.
양이 많아지면서 반죽의 정도를 맞추기가 조금 어려웠지만 그런대로 무난하게 만들어졌다.
정작 메인디쉬인 삼계탕보다 인기를 끌었다.
↓부추들깨무침
내게 들깨가루가 들어가서 맛없는 음식은 없다.
부추와 양파, 치커리, 파프리카, 깻잎을 채 썰어 들깨소스와 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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