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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미국

PCH를 따라 3. - 미국 속의 덴마크 솔뱅 SOLVANG

by 장돌뱅이. 2012. 4. 26.

‘미국 속의 덴마크’ 솔뱅 SOLVANG
롬폭의 꽃을 보고 갔던 길을 되돌아 나오며 19세기 초에 있었던 MISSION 건물을
복원하였다는 LA PURISIMA STATE HISTORIC PARK에 잠시 들러보았다.

MISSON이 이곳에 세워진 자세한 내력과 의미라는
(아내와 내가 알지 못하는) 지식에서 벗어나서보면
그곳은 오래 된 인공의 장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세월의 흔적이 고여있는 듯 한 차분한 곳이었다.
꽃처럼 화사하지 않아도 천천히 산책하기에 더 없이 좋은 안락함과 함께.  

MISSION에서 출발하여 30분 정도를 달리니 솔뱅이 나왔다.
1900년대 초반부터 데만크인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생긴 마을이라고 한다.

거리에 들어선 건물들의 지붕과 창문 그리고 벽체가
통상적인 미국식 건물과는 좀 다른 형상을 하고 있다.
덴마크에 직접 가본 적이나 역사, 문화적으로 아는 바가 없어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그림엽서에서 본 그대로의 ‘덴마크 풍’을 하고 있었다.
아내와 내겐 동화 속의 거리처럼 예쁜 느낌으로 다가왔다.
어느 건물엔가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도 있을 것 같은.

주차를 하고 제일 먼저 찾은 곳은 SOLVANG RESTAURANT 이었다.
롬폭에서 꽃구경에 너무 발품을 많이 팔았던가 시장끼가 강하게 느껴졌다.
덴마크 마을답게 식당은 코펜하겐 COPENHAGEN DRIVE 라는 이름의 거리에 있었다.


* 위 사진 : SOLVANG RESTAURANT의 안팎

그 식당은 AEBLESKIVERS 라는 발음도 어려운 덴마크식 팬케익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론리플래닛은 AEBLESKIVERS에 대하여 “BALL-LIKE PANCAKES DUSTED WITH
POWDERED SUGAR” 라고 설명하고 있다.)
널리 알려진 식당답게 입구에서부터 사람들은 긴 줄의 행렬을 이루며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위 사진 : AEBLESKIVERS와 텐마크 소시지구이

오랜 시간이 걸려서 나온 AEBLESKIVERS의 맛에 대하여 우리는 감동적이라기보다는
재미있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달콤새콤한 맛이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았다.)
아내와 나의 입맛에는 그렇게 사람이 들끓을 정도로 특별한 것이 아님에도
모든 여행 안내 정보에서 솔뱅 방문의 ‘MUST’쯤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랬다.
우리와 다른 모든 문화가 그렇듯이 혀끝으로 느끼는 맛도 반복된 습관의 결과이기에
맛은 상대적인 것이다.

AEBLESKIVERS는 우리가 먹는 떡볶이나 송편과는 다른 것이며
익숙한 그것과 비교되어야 할 아무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 우리가 시간과 경비를 투자하여 낯선 곳을 여행하는 이유에는
‘떡볶이 아닌 것’을 체험하기 위함도 있을 것이다.

식사를 하고 나서 우리는 솔뱅의 이곳저곳을 걸어 다녔다. 깔끔하고 밝은 모습의 거리였다.
덴마크식 전통 복장을 한 가게직원들이 방문객들과 어울려 춤을 추기도 했다.

아내는 몇 곳의 상점에서 작은 기념품을 골랐다.
도자기, 침구, 각종 공예품, 보석 장신구 등의 많은 상품들이 덴마크제품들이었다.

‘우리끼리’ 사고파는 ‘코리아타운’이 아닌,
실제 주거 공간이면서도 상업공간인,
그래서 우리의 떡볶이와 송편 가게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한복을 입은 마을사람이 방문객들과 어울려 강강술래나 널뛰기를 하는,
한국 전통의 고운 색깔의 매듭이나 노리개 등이 진열되어 있는,
코리안빌리지 하나 쯤 미국에 있어도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해보며
우리는 차를 돌려 이번 여행의 주요 목적지인 산타바바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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