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경보가 있기 하루 전 태릉을 다녀왔다.
원래 태릉에서 강릉(康陵)으로 이어지는 길을 걸어 볼 생각이었는데, 도착해서 보니 그 길은 5월 16일부터 열린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태릉만 돌아볼 수밖에 없었지만 소나무 숲이 장관이어서 충분히 좋았다.
문정왕후의 태릉은 자체는 정자각에서 눈으로만 올려다보고 같은 숲길을 두 번 돌았다.
(*이전 태릉 글 참조 : 태릉 - 문정왕후 )
태릉은 초등학교 시절 소풍의 기억이 있는 곳이다.
학교에서 가까워서 태릉과 동구릉은 여러번 가게 된 소풍지였다.
가깝다고 했지만 십 리 정도를 걸어가야 하는, 초등학생으로는 만만치 않은 거리였다.
그래도 김밥과 찐달걀, 칠성사이다가 든 '니꾸사꾸' 덕분에 힘든 줄 몰랐던 것 같다.
보물찾기나 수건돌리기, 장기자랑, '* 학년 *반 모여라!', 능에 올라가 석조물에 올라타거나
잔디 경사면을 따라 아래까지 옆구르기로 내려오던 등이 소풍의 기억이다.
(물론 지금은 울타리가 처져 있어서 능에 접근할 수 없다.)
동년의 아내도 비슷한 기억을 갖고 있어서 서로의 추억담에 맞장구를 치며 걸었다.
초록의 나뭇잎 사이로 성긴 햇살이 비춰들었고 바람은 싱그러웠다.
평일이어서 사람도 별로 없어 조용하고 오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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