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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그'의 국가장

by 장돌뱅이. 2021. 10. 31.

최민의 시사만평

87년 겨울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울산의 한 후배는 소주잔을 뒤집으며 비통한 눈물을 흘렸다. '그'와 '그의 무리'들이 저지른 범죄에 저항을 했던 후배는 그로 인해 고통받고 학교에서도 잘린 '빵잽이'였다. 

후배는 절규했다.

"이제 우린 뭘 해야 할까요?"
34년이 지난 지금, 후배가 다시 물을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우린 뭘 했던 걸까요?"

돈 많고 권세 높은 자들이 큰 죄를 저질러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형량을 줄여서 선고하고,
형기 중에도 특별사면, 일반사면, 집행정지, 가석방, 병보석으로 풀어주는 무법천지를 나는 자유당
때부터 보아왔고 이 무법천지는 모두 합법적으로 이루어졌다. (···) 정당한 슬픔과 분노를 벗어던져야만
먹고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는 말은
시장의 논리도 아니고 분배의 정의도 아니다.
그것은 정치적 속임수일 뿐이다.

- 김훈의 글 중에서 -

국가장법에는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으로 대상자를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세상이 변했다지만 아직 우리 생각만큼 그렇게 많이 변하지는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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