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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가을비 오는 날

by 장돌뱅이. 2021. 11. 8.

 

 

이틀 전에 걸은 서울숲


새벽부터 시작한 비가 하루 종일 오락가락하며 멈추질 않는다. 하루 사이에 기온도 냉랭하게 떨어졌다.
입동(立冬)이 지난 11월이니 겨울을 재촉하는 비라 해서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내일까지 계속될 비는 단풍을 많이 떨굴 것 같다.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나태주, 「11월」-

 


아내와 음악을 들으며 빈둥거리다 파전과 수제비를 해 먹기로 했다.
비 오는 날마다 해 먹는 단골 메뉴다.
블로그의 지난 기록을 뒤져보니 작년에도 이 맘 때쯤 비오는 날 해먹었다.

(*지난 글 : 2020.11.19 "수제비 당기는 날"

재료는, 일명 '냉파'(장고 먹기)로 냉장고 속을 뒤져서 구했다. 

수제비는 늘 하던 대로 멸치 육수를 내고 감자와 단호박, 양파, 표고버섯, 새우 등속을
넣고 끓이다  밀가루 반죽을 떼어 넣었다.

파전은 며칠 전 석박지를 담그고 남은 (파전을 위해 일부러 남긴?) 쪽파로 만들었다.


한 해의 11월.
사람으로 치면 60대 중반의 내 나이쯤 된다고 할 수 있을까?
돌이키기엔 이미 많이 살아버렸고, 남은 달력은 얇은······
걷기와 여행, 음악과 커피, 책과 영화, 그리고 음식까지  아무쪼록 아내와 어깨를 더욱 가까이 하고 나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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