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과 단상

즐거운 날의 음식 '배틀'

by 장돌뱅이. 2021. 12. 25.


즐거운 날은 음식이 있어 더 즐거워진다. 설날엔 떡국을 먹고 추석엔 송편을 먹듯이.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어제 아침. 예전에 실패했던 에그 베네딕트를 다시 만들어 보았다.
화려한 모양이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수란을 제대로 만들기는 어려웠지만 토핑을 하는 홀랜다이즈 소스는 그런대로 모양을 갖추어 발전이 있었다.
스스로 80% 완성품이라고 딸아이네에게도 사진을 보내 자랑을 했다.
사위는 '100%라고 해도 될 것 같다'며 립서비스를 해주었다. 

 

 


강변 산책도 생략하고 하루 종일 집에 머물렀다.
인공지능 스피커나 유튜브 대신에 갈아 끼우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며 CD로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었다.
케니 G와 폴 모리아, 나나 무스꾸리와 수잔 보일,
머라이어 캐리와 노라 존스 등의 연주와 목소리가 분위기를 고조시켜 주었다. 

저녁엔 대패삼겹살 샐러드와 굴 대파전, 명란 파스타로 상차림을 했다.
아내와 둘이서 와인 잔을 들며, 인파에 휩쓸려 걷던 연애 시절 크리스마스 이브 의 명동 거리를 떠올리기도 했다.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라는 피아노 연주곡이 한창 유행이던 때였던가?


 


그때 딸아이가 자신들의 상차림 사진도 보내왔다. 조촐한 우리완 달리 '블럭버스터급'이었다.
음식도 그렇지만 전등에까지 장식을 달아 화려함과 세심함을 키웠다.
'아이들이 거기까지 눈길을 줬을까?' 하는 괜한 트집을 잡으며 우리는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오늘 오후에 손자친구를 만나면 간밤에 산타클로스가 주고간 선물을 흥분된 목소리로 설명할 것이다.

'일상과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수께끼와 마술의 한 해  (0) 2021.12.29
대박의 꿈, 현실이 되다  (0) 2021.12.28
원하나이다  (0) 2021.12.24
동지 팥죽  (0) 2021.12.23
대박의 꿈  (0) 2021.12.2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