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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아내의 생일

by 장돌뱅이. 2022. 11. 25.

아내의 예순여섯 번째 생일.
아내는 누구의 생일음식이건 미역국과 잡채를 필수로 한다.
며칠 전 아내에게 그 외에 원하는 음식을 말하라고 하니 잠시 생각 끝에 더덕구이라고 했다.
그래도 국 이외에 세 가지 음식은 있어야 할 것 같아 내 임의대로 소고기 스테이크를 추가했다.
아내가 오래간만에 친구를 만나러 외출한 사이에 열심히 만들어 저녁상을 차렸다.

딸아이네가 꽃다발과 케이크를 보내왔다.
촛불을 키려고 케이크 상자를 열다가 초가 쏟아져 바닥에 흩어졌다.
"뭐야, 초가 왜 이렇게 많아? 내가 이만큼이나 나이를 먹었다는 거잖아."
막대초 여러 개 대신에 한 개만 세우고 작년에 쓴 숫자초 6 과 5를 재활용했다.
그리고 영상으로 손자들과 함께 축하 노래를 불렀다.
아내는 그렇게 예순여섯 살이 되었다.

팔순의 할머니가 칠순이 된 할머니에게 말했다던가?
"칠순은 뭘 입어도 예쁠 나이지."
돌아보면 가장 나이가 많은 지금은, 살아갈 날을 생각하면 가장 젊은 순간이기도 하다.

곱단 씨!
아직 '뭘 입어도 가장 예쁜' 생의 가장 젊은 날을 축하해!
뭘 해도 가장 좋을 것 같은 날들이기도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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