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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안전지카

by 장돌뱅이. 2023. 1. 9.

안전지
현관을 나설 때마다
중얼거리는 안전지 안전지
안경 전화기 지갑

일을 마치면서도 안전지
미간 사이 안경테 있나 만져보고
오른쪽 뒷주머니에 전화기는 있는지
왼쪽 앞가슴에 지갑은 무사한지

찻집에서 술집에서
일어설 때도 안전지
버스 지하철 승용차에서 내릴 때도
안전지 안전지

이렇게 깜빡깜빡하다가
언젠가 이승을 떠날 터인데
그때 나는 또 뭘 챙기려고
중얼중얼 허둥댈지
앞뒤 두리번거릴지

- 이문재, 「안전지」-

아내가 얼마 전에 어르신교통카드를 받았다.
혜택은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외출 때 챙겨야 할 게 안전지에 한 가지가 더해질 것이다.
안전지카!

손자와 수수께끼를 주고받는다.
"일 년에 한 개씩만 먹을 수 있는 것은?"
- 나이
"자꾸 먹으면 죽는데 안 먹을 수 없는 것은?"
- 나이

기발하다고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 서늘해 오기도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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