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랍니다.
왜 '들 입(入)'이 아니라 '설 입(立)'을 쓰는 것인지 입춘 때마다 생각하면서도 알지 못합니다.
저절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봄을 세우라는 뜻일까 마음대로 짐작해 봅니다.
내일은 보름 전날이기도 해서 아침에 이런저런 보름나물을 꺼내보았습니다. 작년까진 아내가 많은 종류의 나물을 준비했습니다만 올해는 집에 있는 서너 가지만 가지고 내가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오곡밥도 사곡밥으로 축소 조정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냥 좀 신명이 나지 않는 봄의 문 앞입니다.
또 내일은 이태원참사 100일이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시간을 내어 아내와 함께 미사에 참석해 봐야겠습니다.
저 나무가 수상하다
'아름다운 그대가 있어
세상에 봄이 왔다'
나는 이 글귀를
한겨울 광장에서 보았다
스멀스멀
고목 같은 내 몸이
싹을 틔울 모양이다
- 정희성, 「봄나무」-
'고목 같은 내 몸이 스멀스멀해' 오는 그해 봄을 떠올리는 것으로 입춘축을 대신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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