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과 사진/미국

SOUTH CARLSBAD STATE BEACH

by 장돌뱅이. 2012. 5. 29.

  NO RESERVATION?
  THEN LIKELY YOU CAN FORGET ABOUT STAYING HERE.

캘리포니아의 캠핑사이트를 안내하는 한 책자에 나와 있는
SOUTH CARLSBAD STATE BEACH의 소개 문구이다.
글에서 알 수 있듯 인기 있는 캠핑장으로
성수기와 주말이면 사전 예약을, 그것도 충분한 기간을 두고
예약을 하지 않으면 캠핑을 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지난번 DOHENY STATE BEACH가 해변과 수평으로 맞닿아 있는 곳이라면
이곳은 절벽 위에 있어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장쾌한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곳 바다는 스쿠바다이빙과 스노클링,
그리고 서핑으로 인기 있는 장소라고 한다.

오후가 되면서 해미가 밀려왔다.
햇빛이 가려지고 하늘과 바다, 그리고 그 경계선이 삽시간에 잿빛으로 변했다.
저녁 노을도 안개 속에 묻혀버렸다.  
나는 잠시 아쉬워했지만 아내는 안개낀 무채색 바다도 훌륭하다고 했다.

이번 캠핑은 원래 두 가족을 바닷가의 저녁에 초대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사정이 있어 다른 가족들이 못오게 되면서
아내와  단둘이서 단촐하게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고 장작에 불을 붙이고 바라보았다.
귀로는 파도소리를 들었다.
내가 노래 몇곡을 부른 것을 빼곤
둘이서 조용히 앉아 시간을 보냈다.

혼자서 다니는 여행은 호젓하다.
여럿이서 다니는 여행은 어울림의 신명이 있다.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아내와의 여행은 호젓함도 있고 신명도 있다.

지난번 캠핑처럼 밤새 파도소리를 들었다.
마치 절벽이 무너져내리는 듯 우렁찬 파도소리였다.

아침이 되었다.
격렬했던 파도소리가 많은 것을 흐트려놨을 것 같았는데
모든 것이 신기할 정도로 온전했다.
안개도 여전했다.
아내와 해변을 걸었다.
바다물은 어제 저녁보다 가까이 들어와 있었다.

아침 식사를 마칠 무렵이 되어서야 안개가 걷히고
하늘과 바다가 시원스럽게 드러났다.

우리는 다시 바닷가로 내려갔다.
아내는 책을 읽고, 나는 거친 파도 속에 몸을 담가 보았다.
파도와 장난을 치다가 나오는 나를
아내가 카메라에 담아주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