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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슈퍼 블루문

by 장돌뱅이. 2023. 9. 1.

어제(8월31일)는 슈퍼 블루문이 있던 날이었다.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가장 가까울 때 뜨는 달은 둘 사이의 거리가 가장 멀 때보다 약 14% 더 크고 밝다고 한다.

아파트 정원의 나무 사이로 떠오른 붉은색의 달을 아내와 바라보았다. 눈으로 보기에 달은  평소보다 커 보였다. 하지만 성능미달의 핸드폰으로 담은 사진에서는 큰 차이가 느껴지진 않았다.
하루 사이 인터넷에는 세상 곳곳에서 찍은 아름다운 달사진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송도 신도시 위의 달( 출처 :매일경제)
*이스탄불 갈라타 탑 위의 슈퍼블루문(출처 : BBC)

달은 휘영청
하늘 가운데 있고


물 위에 바람 불어
고요히 머물 때 

이토록 흔한 것들의
맑은 뜻이여!

헤아려 아는 이 
별로 없음이 섭섭하다네
(月到天心處, 風來水面時, 一般淸意味, 料得少人知)

- 송나라 소강절(邵康節)의 시, 「맑은 밤에 읊다(淸夜吟)」-

오늘도 달은 맑은 하늘에 어제와 비슷하게 휘영청이다. 올여름 더위는 이제 다한 듯 날이 선선하다. 지나온 더위는 지독했지만 어떤 기상학자는 앞으로 다가올 어느 여름보다 가장 시원한 여름일 거라는 놀라운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다음 슈퍼블루문은 14년 후인 2037년에나 뜬다고 한다. 
그때 80대에 문턱을 넘어설 아내와 나는 어떤 상태로 달을 보게 될까? 아니 볼 수나 있을까?
아무것도 당연하지 않고 당연하지 않은 것에 대한 확신은 욕심이나 허세일뿐이다.
지금은 다만 내 인생 또 한 번의 가을을 겸허와 자족(自足)으로 맞으면 될 일이다.
차면 기울고 기울면 다시 차오르는 세상 '흔한 것들의 맑은 뜻'을 헤아려 보기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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