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는 배추와 함께 우리나라 2대 채소 중의 하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밥상에서 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일본이나 중국 사람들보다 크다고 한다. 옛날 서양에서 무는 식재료로 별로 인정받지 못하고 가난한 음식의 상징처럼 여겨졌다고 하니 세상에서 우리가 무를 제일 좋아하는 지도 모르겠다.
무의 용도는 다양하다. 섞박지, 깍두기, 동치미, 총각김치 등의 김치에서부터 단무지, 생채, 장아찌까지 무는 중심 재료이다. 김장 배추김치의 속은 무채가 8할이다. 또 소고기뭇국, 각종 생선조림에도 무는 필수다. 아내는 생선조림에서 생선보다 양념이 배인 무를 더 좋아한다.
무는 어디서나 잘 자라고 영양소가 풍부해 옛날 비상식량으로 활용되곤 했다.
제갈공명이 전투에 나갈 때마다 주둔지 주변에 무를 심어 군량을 댔다고 하여 무를 '제갈채(諸葛菜)'로 불렀다고 하며, 중국 후한 광무제 때는 반란군이 궁궐을 포위하자 궁녀들이 무를 먹으며 버텼다고 해서 '수절채(守節菜)'라고 부르기도 했다.
김치를 담그고 남은 무로 무생채, 무나물, 무들깻국을 만들었다.
가을무는 생으로 먹어도 맛있다. 영양가도 인삼보다 낫다는 말도 있다.
또 무에는 디아스타제라는 소화 효소가 들어 있어 음식의 소화 흡수를 촉진한다고 한다.
생채의 맛은 괜찮았지만 채를 좀 더 가늘게 쌀고 고춧가루는 곱게 간 것을 써야 한다고 아내가 알려주었다. 2%의 세밀함이 음식의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아직 나의 솜씨는 그 이상이 부족하다.
무나물은 입안에서 부드럽게 부서지는 식감에 은근한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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