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김밥>
"김치 김밥"은 날김에 밥, 송송 썬 김치, 스크램블드 에그를 올려 김밥 말듯이 돌돌 말으면 된다.
잘 익은 김장 김치의 깊은 맛과 달걀의 고소한 맛이 합쳐져 뒤끝이 개운하다.
아내는 평소보다 식사양이 조금 많아진다.
들인 수고에 비해 만족도가 높지만 식구 외 손님 상에는 올리기는 '거시기'한 음식이다.
<두부애호박찜>
그린하우스에서 채소를 재배하면서 제철 음식이란 말이 무색해졌지만 그래도 애호박은 요즈음이 제철이다. 가격도 제일 싸니 호박나물이나 전 등 여러 가지 애호박 음식을 만들어 볼 때다.
1. 애호박(1개)을 4∼5 등분하여 속을 파내고,
2. 파낸 호박속과 물기를 뺀 두부 70g, 새송이버섯 20g, 당근 10g을 다지고,
들깻가루 1, 소금과 후춧가루를 더해 섞는다.
3. 애호박 안쪽 면레 전분가루를 바른 후 2를 채운다.
4. 3을 찜기에 10분 정도 쪄서 간장에 찍어 먹는다.
5. 남은 재료는 달걀을 풀어 전을 만들어 먹는다.
*애호박을 1cm 두께로 썰어 속을 파내고 다진 새우, 달걀 등을 버무려 채우고 전으로 부쳐도 좋다.
<들깻잎 장아찌>
옛날에는 아이가 태어나면 들기름을 적신 솜으로 입안을 닦아냈다고 한다.
들기름의 살균 기능으로 입안을 소독하여 잔병치레를 막고자 하는 옛사람의 지혜인 것이다.
생선회나 구운 고기를 들깻잎에 싸 먹으면 어·육에 있는 독 성분이 희석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들깻잎이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의 하나라는 신문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나는 '세계 몇 대 미스터리나 몇 대안에 드는 음식이라던가 하는 이른바 '세계'가 붙은 타이틀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 편이라 그런 말이 나오면 그냥 좋은 식품이구나 하고만 이해를 한다.
아무튼 들깻잎이 좋은 음식인 건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부엌일을 전담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매 끼니를 그때그때 해결하는 것이고 김치나 장아찌 같은 장기적인 밑반찬은 여전히 아내가 담당한다. 야구에 비유하자면 나는 단타를 날리는 타자이고 아내는 승부를 결정짓는 묵직한 홈런을 날리는 장거리 타자인 것이다.
조금만 만들라는 나의 구박(?)을 무시하고 손이 큰 아내는 딸아이네와도 나눠먹어야 한다며 하루종일 걸려 들깻잎 장아찌를 담갔다. 나는 곁에서 잔일을 거들뿐이다.
그럴 때 아내의 모습은 평소에 여기저기가 아프다는 것이 엄살로 느껴질 만큼 기운차다.
(만드는 과정은 아내가 알고 있어 적지 못한다.)
<해물수제비>
수제비는 반죽부터 해야 한다.
밀가루와 물의 비율이 중요하다. 나는 4∼5 : 1을 기준으로 한다.
당근과 시금치를 갈아서 반죽에 색을 입힐 수도 있다.
반죽은 충분히 치댄 후 랩으로 싸서 1시간 정도 숙성시킨다.
냉장실 귀퉁이
밀가루 반죽 한 덩이
저놈처럼 말랑말랑하게
사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동그란 스텐그릇에
밀가루와 초면(初面)의 물을 섞고
내외하듯 등 돌린 두 놈의 살을
오래도록 부비고 주무른다
우툴두툴하던 사지의 관절들 쫀득쫀득해진다
처음 역하던 생내와
좀체 수그러들지 않던 빳빳한 오기도
하염없는 시간에 팍팍 치대다보면
우리 삶도 나름대로 차질어 가겠지마는
서로 다른 것이 한 그릇 속에서
저처럼 몸 바꾸어 말랑말랑하게
사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 한미영, 「밀가루 반죽」 -
시를 읽으니 수제비 전단계인 밀가루 반죽이 부부 사이나 사람들과 관계에서 마땅히 그러해야 할 도리를 몸으로 보여주는 성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거룩하게 보인다.
멸치 육수를 끓이고 냉장고에 있는 여러 해물들을 꺼내 넣으면 된다. 미역을 불려서 넣어도 된다.
양파, 감자, 대파도 넣는다. 간은 국간장으로 하고 마지막엔 소금으로 간을 잡는다.
<가지덮밥>
예전에 「가지 맛을 알면 어른?」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런 가지 음식에 매콤 달콤한 소스로 구운 가지덮밥을 더해 본다.
1. 가지를 길이 방향으로 슬라이스 한 다음 반으로 잘라 마른 팬에서 구워 수분을 제거한다.
2. 가지가 반쯤 익으면 고추장 1, 올리고당 1, 식초 1, 맛술 1, 다진 마늘 1, 고춧가루 1, 설탕 2를 섞은 양념장을 넣고 졸인다. 밥 위에 가지를 가지런히 올려준 다음 참기름 1과 쪽파, 통깨를 뿌려준다.
<김치전>
장맛비가 거세다. 비가 와야 전 맛이 살아난다.
빗소리와 음악을 번갈아 들으며 원래 점심으로 고구마를 쪄먹으려고 하다가 김치전을 떠올린 아내의 말에 바로 바꾸었다. 김치전은 특별한 레시피가 필요하지 않다. 김치를 송송 썰고 적당량의 부침가루나 밀가루로 반죽을 해서 부치면 된다. 거기에 나는 양파를 조금 썰어 넣었다.
<갈치조림>
남대문 시장 안에 있는 갈치구이집을 떠올리며 만들었다.
멸치육수( 혹은 쌀뜨물) 4컵에 무와 손질한 양념장(간장 4, 맛술 3, 고추장 3, 고춧가루 2, 다진 마늘 1, 다진 생강 0.3, 설탕 0.5를 풀어 넣고 적당히 졸이면 된다. 아내는 갈치보다 양념이 스민 무를 더 좋아한다.
*이상 숫자는 모두 밥숟가락 계량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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