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이도림"은 서촌 자하문 도로변에 있다.
새로 지은 듯 하얀색 외관이 깨끗해 보여 들어갔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호랑이 날씨 탓인지, 아니면 원래 유명해서인지 외국인들을 포함해서 사람들이 많았다.
이도림.
이도는 세종대왕의 이름이고 림(晽) 은 알고자 할 '림'이란다.
근처에 세종대왕이 태어난 표지석에서 힌트를 얻은 이름 같았다.
이도림은 아내와 내게 그다지 마음에 드는 구조와 장식의 카페는 아니었다.
쓸데없이 복잡한 동선은 불편했고, 실내 장식과 옥상정원에서 느껴지는 얕은 일본 느낌은 어색했다.
너무 멋을 부리려고 한 것은 아닌지 ······.
하지만 무슨 상관이랴.
우리가 살 곳도 아니고 잠시 머물며 책을 읽다가 가는 곳일 뿐인데.
(옛날 한 직장 상사는 우리가 살 곳이 아닌 곳일수록 오히려 더 깐깐해져야 한다고 했지만.)
가끔씩 고개를 들어 창밖으로 요란하게 비가 쏟아지는, 그러다가 햇볕도 나는, 날씨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결국엔 평소보다 오래 있지 못하고 일어서야 했다.
소란스러운 분위기와 불편한 의자 때문이었다.
옆 자리의 우리와 비슷한 나이의 아주머니들도 일어서며 말했다.
"의자가 우리 같은 노인네들은 빨리 먹고 빨리 나가라는 거 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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