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은 베트남의 독립기념일(응아이 꿔 칸 Ngay Quoc Khanh)이다.
여행을 와서 처음 알게 되었다.
보통 독립기념일 앞 혹은 뒤로 하루를 더 쉬는데 올해는 9월 3일이 추가 공휴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시내 곳곳은 베트남 국기가 걸리고 국화(國花), 각종 그림과 사진 등으로 전시 혹은 장식되어 있었다.
백화점에는 사람들로 넘쳐 커피숖과 음식점마다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호찌민 시의 중심인 인민위원회 청사와 호찌민 동상 앞쪽 광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로 가득했다.
사람들은 운동을 하기도 하고 행사 연습으로 보이는 집단 율동을 하는 가하면 '호아저씨' 동상 앞에서 즐거운 표정으로 사진을 찍었다. 휠체어에 탄 군복 차림의 노병과 그의 가족 3대가 사진을 찍고 있어 휴대폰을 들어 보였더니 흔쾌히 사진을 찍으라고 수락을 해주었다.
혹 베트남전쟁 당시 참전 용사일까 상상을 해보았다.
광장의 사이공 강 쪽 끝부분에는 큰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공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조명장치도 설치된 걸로 보아 밤에까지 여러 행사가 이어지는 것 같았다.
무대 주변으로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베트남 도로 교통에 '악명이 높은(?)' 오토바이 부대들도 멈추어 서서 도로를 차지한 채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내와 나도 잠시 무대 정면에 놓인 의자에 앉아 구경을 했다.
내용을 이해할 순 없었지만 흥겹고 역동적이거나 평화롭고 다정한 공연의 분위기가 전해져 왔다.
호텔 직원들이 저녁에는 광장 가까운 강에서 불꽃놀이가 있을 거라고 알려주었다.
밤 9시부터 시작해서 15분간 이어진다고 했다.
처음엔 광장 가까운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구경을 할까 생각하다가 식사를 호텔 내 식당에서 하고 광장으로 나가는 것으로 후퇴했다가 나중엔 샤워를 해서 개운해진 몸을 다시 땀으로 적시기 싫어서 그냥 숙소의 28층에서 보기로 했다.
요란한 불꽃놀이가 아니더라도 아내와 내겐 호치민 중심부의 야경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불꽃놀이는 호텔 앞 68층의 초고층 빌딩인 바이텍스코 파이낸셜 타워가 시야를 방해했지만 조금 덜 보이는 애석함이 있었지만 몸이 편한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1948년 8월15일 정부 수립 축하식에서 이승만대통령은 "대한민국 30년"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의 연호는 기미년(1919년)에서 기산'해야 한다는 이승만의 말은 광복절이 대한민국의 부활절임을 알린 것이다. 그 대한민국은 현재 우리 헌법 전문에 나와 있듯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시작된 것이다. 여행을 와서 무거워지고 싶지는 않지만 베트남의 독립기념일 행사를 보니 새삼스럽게, 혹은 어쩔 수 없이 떠오른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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