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들을 보러 가는데 딸아이가 카톡을 보냈다.
"차인표의 소설을 장돌뱅이 이름으로 사인받아서 식탁에 올려놨어요. 재미있게 읽으세요."
차인표? 내가 아는 배우 차인표를 말하는 건가?
검색을 해보니 그랬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일제강점기 강제로 끌려간 종군위안부에 관한 소설이었다.
소설은 백두산 깊은 산속마을에서 평화롭게 살던 순이와 순수한 젊은 영혼의 용이와 일본인 가즈오가 감내해야 했던 일제의 만행을 그리고 있다. 다소 무리한 이야기 전개와 오골거리는 묘사도 있지만 슬프면서도 예쁜, 몽환적인 분위기가 가득했다.
작가는 "(위안부)할머니들에 대한 한없이 안타까운 마음과 할머니를 이 지경으로 만든 무리를 향한 분노와 그들을 보호하지 못한 국가와 사람들에 대한 서운함"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의 우리 국적을 일본이라 주장하며 위안부 강제 동원은 없다고 말하는 자들에게 한번쯤 읽으라고 해주고 싶다.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보기'는, 용서를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말과 함께.
물론 그들은 결코 별로 귀담아 듣지는 않겠지만.
아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손자저하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읽어보라고 해주어야겠다.


* 이 책은 영국 옥스퍼드대 한국학 필수도서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평이하고 올바른 그리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한국의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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