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국과 잡채는 아내와 나에게 최소한도의 생일 음식이다.
설령 외식을 하게 되더라도 생일날 한 끼는 이 두 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대부분의 한국인들도 건강과 장수를 비는 공통된 전통 민속 신앙 속에서 자랐으므로 비슷할 것이다.
아내는 이번 생일에 미역국은 끓이되 잡채 대신 비빔국수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왠지 매운 음식이 당기네."
평소 매운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걸 생각하면 의아한 주문이었다.
아마도 날마다 귀에 들려오는 정치 추문의 스트레스 때문인지 모르겠다.
점심으로 태국 국수처럼 양을 작게 해서 비빔국수 2가지를 만들었다.
콩나물비빔국수와 김치비빔국수.
국수를 만들고 있을 때 사위가 보낸 꽃다발과 케이크가 도착했다. 이틀 전 딸아이 집에서 이미 생일 치레를 했기에 '이중과세'였지만 선물은 받아도 받아도 두 손이 모자라지 않는 것 같다.
케이크에 초를 세 개만 꼽고 축하 노래를 불러 주었다.
우리도 한때는 서른 살이었다!
미역국은 저녁에 끓였다.
아내는 미역국과 김치만으로 충분하다고 했지만 생일상이 너무 썰렁할 것 같아 차돌박이 무침과 문어를 넣은 태국식 커리 음식을 만들었다.
잔치에 음악이 빠질 수 없다. 유튜브로 생일 노래를 찾아서 들었다.
♬··· I hope you get a heathy appetite···
So make a wish, I will make it like youe birthday everyday···
Give you something good to celebrate Happy Birthday···♬
눈은 녹아서 벚꽃으로 피고요
벚꽃은 녹아서 강물로 흐르고요
강물은 얼어서 눈으로 맺히고요
눈은 피어 사무치게 벚꽃으로 흩어지고요
말 안 듣는 마음은 엎질러져 쏟아지고요
당신에게 잘하고 싶고요
- 이병률, 「어질어질」-
곱단씨,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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