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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10일 저녁 여의도

by 장돌뱅이. 2024. 12. 11.

사람들이 모이면 낙관과 신명이 생겨나는 것 같다.
날 선 주장이 적힌 피켓 사이사이 익살, 해학, 풍자, 골계(滑稽)의 글과 그림이 흥을 더한다.
어제 집회에서 사회자가 읽어준 무시무시한(?) '저주문'은 우리를 즐겁게 했다.
(그 XX가 책은 읽을 리는 없을 것 같으니 책장에 손을 베는 일은 없을 것 같지만.)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검색해 보니 이미 인터넷에 널리 퍼져 있었다

노래는 혼자 듣거나 부를 때도 좋지만 함께 부를 때 사람들은 각자 고립된 개인에서 벗어나 전체와 조화롭게 어울리는 하나임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반복되는 '떼창'은 그런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8년 전 촛불과는 달리 이번 집회는 바로 그 노래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불과 얼마 전 시청 앞에서 매주 토요일 열리던 촛불집회까지만 해도 없던 일이다.
그런데 내란 사태 이후 젋은 층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그들 세대의 노래가 대세로 등장한 것이다.

80년대의 운동권 노래는 주로 술집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배우거나 그냥 귀동냥으로도 배웠지만 요사이 젊은이들의 노래는 유튜브를 찾아들어도 쉽게 귀에 들어오지 않고 입에 붙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자주 듣고 입술을 움적거려 익숙해지는 수밖에.

우선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부터 들어봐야겠다.
어제 집회에서는 '다만세'라고 줄여서 말했는데 아내와 나는 그게 뭔지 알아 듣지 못했다.
이미 오래 전에 나온 노래임에도 제목조차 알지 못했던 소녀시대의 그 노래를 따라하게 될 줄이야!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 하는거야
다시 만난 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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