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묵.
어렸을 땐 '오뎅'이라는 말이 익숙했다.
'오뎅'은 어묵의 일본말로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어묵과 '오뎅'은 다른 음식이라고 한다.
어묵은 일본어로는 '가마보코(かまぼこ, 蒲鉾 )'라고 하며 생선살을 으깨 만든 음식이고, 오뎅(おでん)은 어묵을 계란, 무, 유부 등속의 재료와 함께 끓인 국물 요리를 말한다. 즉 오뎅은 어묵탕인 것이다.
따라서 오뎅탕이란 말은 '어묵탕탕'이 되므로 '역전앞'처럼 좀 이상한 말인 셈이다.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1700년대에 역관인 이표(李杓)가 쓴 요리책『 소문사설 謏聞事說』에 처음 어묵이 등장한다. 그는 일본에서 어묵을 먹어보고 와서 일본 이름 그대로 '가마보곶(可麻甫串)'이라 표기하였다. 그러나 만드는 법은 일본의 어묵과는 다르다. '가마보곶'은 물고기살을 얇게 저미고, 여기에 돼지고기·쇠고기·버섯·해삼·파·고추 등을 다져 만든 소를 서너 켜로 쌓은 후 이것을 둥글게 말아 삶아낸 다음에 썰어서 먹는 것이다.
이후 가마보코와 오뎅이 본격적으로 전해진 것은 일제강점기다. 처음엔 이 두 가지가 구분되어 사용되었다고 하나 지금은 어묵과 오뎅을 거의 같은 뜻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는 인간은 자주 주어지는 음식을 좋아하게 되어 있다고 했다.
누구나 어머니가 만든 음식이 맛의 근원이나 기준이 되는 이유도 그래서일 것이다.
(그는 또 "팔기 좋은 것이 결국 소비자는 맛있는 것이라고 믿게 마련"이라고도 했다.)
기억해보면 내가 어릴 적 어묵은 밥상에 자주 오르지 않았다.
지금처럼 어묵이 흔하지 않았거나 어머니의 취향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커서 나는 소주 안주로 어묵탕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어묵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지금은 고추장떡볶이를 만들 때 어묵의 양을 떡이나 레시피보다 많이 넣을 정도가 되었다.
최근에는 손자 저하들이 부드러운 식감의 음식을 좋아해서 가끔씩 만들게 된다.
1. 어묵볶음

나의 강력한 요리 스승인 아내는 모든 어묵은 요리 전 반드시 끓는 물에 한 번 튀기라고 한다.
- 물에 튀겨 물기를 뺀 사각어묵 120g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 1S를 넣고 볶아 향을 내고 어묵을 넣고 2분 정도 볶는다.
- 양념(맛술 1S, 맛술 1S, 간장 1S, 물엿 1S, 참기름 0.5S, 통깨 0.5S, 후춧가루 적당량)을 넣고 잘 섞이게 볶는다. (아내는 꼬리고추를 구멍을 내거나 반으로 잘라 넣어 함께 볶은 걸 더 좋아한다.)
2. 어묵 감자볶음

- 사각어묵 240g, 감자 1개(180g)를 적당한 크기로 썰고 양파 1/2개(125g)는 굵게 썬다.
- 달군 팬에 식용유 2T를 두르고 다진 마늘과 대파를 넣고 볶디가 어묵, 감자를 넣고 강불에서 볶는다.
- 1/2C 물과 진간장 5T, 황설탕 1T를 넣고 졸인다.
- 고춧가루 1.5T를 넣고 볶는다. 졸이는 정도는 취향에 따라 하고 필요시 물을 더한다.
- 참기름 2T, 통깨를 넣고 잘 섞는다.
3. 어묵탕

- 사각어묵 180g을 적당한 크기로 썬다.
- 청주 0.5S를 넣어 끓인 멸치 육수 10C에 어묵과 국간장 2S를 넣고 끓인다.
- 다진 마늘 0.5S, 소금 0.3S. 후춧가루 0.3S, 어슷썬 대파 1/3대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
*육수에 적당한 크기로 썬 무를 넣고 끓인 후 어묵과 함께 담아 내도 좋다.
4. 어묵볶음밥

찬밥이 있을 때 볶음밥은 최고의 처리 방법이다.
- 사각어묵 3장을 다지듯 잘게 썬다. 공깃밥 400g을 준비한다.
-달군 팬에 식용유 2T를 두르고 다진 마늘 0,5T, 송송 썬 대파 1/2대를 넣고 볶는다.
- 어묵을 넣어 볶다가 밥을 넣고 볶는다.
- 진간장 2T, 굴소스 1T, 통깨 1T, 후추 적당량을 넣고 볶는다.
- 불을 끄고 참기름 1T를 넣고 섞는다.
* 이상 C는 컵(200ml), S는 밥숟가락, T는 큰술(테이블 스푼), t는 작은 술(티 스푼)
* 별도 표기 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경우 2인분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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