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금주를 결심하고 나섰는데
눈앞에 보이는 것이
감자탕 드시면 소주 한 병 공짜란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삶이 이렇게 난감해도 되는 것인가
날은 또 왜 이리 꾸물거리는가
막 피어나려는 싹수를
이렇게 싹둑 베어내도 되는 것인가
짧은 순간 만상이 교차한다
술을 끊으면 술과 함께 덩달아
끊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 한둘이 어디 그냥 한둘인가
세상에 술을 공짜로 준다는데
모질게 끊어야 할 이유가 도대체 있는가
불혹의 뚝심이 이리도 무거워서야
나는 얕고 얕아서 금방 무너질 것이란 걸
저 감자탕집이 이 세상이
훤히 날 꿰뚫게 보여줘야 한다
가자, 호락호락하게
- 임희구,「소주 한 병이 공짜」-
소주 한 병 공짜라는 상술에 '호락호락'해지는 금주 결심이 웃음을 짓게 한다.
하긴 공짜라는데 좀 너그러워질 수도 있지 까짓 작심삼일 아니 작심세시간이 무슨 대순가.
부정한 일이나 의도가 아니라면 불로소득으로 얻는 모든 공짜는 즐거운 법이다.
얼마 전 아내의 친구들이 보내준 명란젓과 도토리 가루를 받았을 때처럼.
당장에 그 두 가지로 음식을 만들어 딸아이네와 나누어 먹었다.
명란젓비빔밥
명란젓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음식이다.
- 명란젓 200g을 도마에 얹고 칼집을 내어 칼로 살살 긁어 알만 바른다.
- 발라낸 명란젓에 참기름 2S, 통깨 1S, 잘게 송송 썬 쪽파 2S를 볼에 넣고 살살 섞는다.
-따듯한 밥에 명란 젓을 얹고 달걀프라이와 적당량 쪽파와 김가루를 올린다.
(여기에 잘 익은 아보카도를 함께 넣어도 좋다.)

두부명란 젓국찌개
- 멸치육수 3컵에 나박썬 무를 2줌을 넣고 익을 때까지 끓인다.(육수를 낼 때 무를 넣고 만들어도 된다.)
- 적당한 크기로 썬 명란젓100g과 두부 1/4모를 넣고 끓인다.
- 어슷썬 대파 1/4대, 다진 새우젓 1t, 얇게 썬 풋고추와 붉은 고추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명란젓 양이 제법 되어 남은 것을 낱개 포장하여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앞으로 아보카도를 넣은 비빔밥, 명란젓무침, 명란젓파스타, 명란젓초밥 따위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도토리묵 쑤기
이전에도 몇 번 도토리묵을 쑤어 본 적이 있어 쉽게 생각하고 건성으로 만들었는지 묵의 탄력성이 예전만 못했다. 건드리면 탱글탱글하지 않고 곧 허물어져 내릴 듯 간신히 형태만 유지했다.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라는 옛말이 그른 게 없다.
- 도토리 가루 1C와 물 6C를 잘 섞어 30분 정도 불린다.
- 냄비에 담고 한쪽 방향으로 저어가며 끓인다. 소금 0.3t를 넣는다.
- 바닥에 눋지 않도록 계속 저으며 들기름 1T를 넣고 기포가 발생하고 차지게 될 때까지 젓는다.
- 불을 끄고 뚜겅을 덮은 채 5분간 뜸을 들인 후 들기름을 바른 용기에 붓는다.
- 식어서 모양이 잡히면 음식에 맞게 자른다.
다갈빛 도토리묵 한모
도토리묵은 당연히 도토리로 만든다. 하지만 학술적으로 도토리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종은 없다. 참나무과 중에서 참나무속, 즉 상수리 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굴참나
jangdolbange.tistory.com
도토리묵밥
- 멸치 육수 3C(부족하면 물 추가), 적당한 길이로 썬 묵 200g을 준비한다.
- 배추김치 1C(150g)을 속을 털고 사방 1cm 크기로 썬다.
- 김치에 식초 1T, 통깨 1t, 고춧가루 1t, 설탕 0.5t, 참기름 1t를 넣고 버무린다.
- 육수에 국간장 1T, 청주 1t, 소금 약간을 넣고 끓인다.
- 따뜻한 밥을 담은 그릇에 김치를 올리고 국물을 붓는다.
- 어슷썬 풋고추 1개, 잘게 부순 조미김을 올리고 통깨를 뿌린다.

김치묵무침
- 도토리묵 400g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간장 1S, 참기름 1S, 통깨 0.5S를 넣고 살살 무친다.
- 신김치 2장은 송송 썰어, 쪽파 1줌, 고춧가루 0.5S, 참치진국 1S, 물엿 1S, 참기름 1S, 적당량의 통깨와 잘게 부순 김가루와 함께 무쳐서 물 위에 소복이 올린다.

"맛있네."
퇴근해서 돌아온 딸아이가 명란젓과 묵 요리를 먹으며 말했다.
"난 이런 거 매일 먹어."
아내가 으시대자 딸아이가 "부럽다"고 했다.
옆에 있던 나도 잠시 어깨에 힘이(?) 들어갔으나 짐짓 못 들은 척 손자들과 놀았다.
* 이상 C는 컵(200ml), S는 밥숟가락, T는 큰술(테이블 스푼), t는 작은 술(티 스푼)
* 별도 표기 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경우 2인분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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