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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2025 Nha Trang 2

by 장돌뱅이. 2025. 3. 31.

동남아 여행에서는 아침마다 나 홀로 산책을 한다.
아내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나는 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서 생긴 패턴이다.
한 시간 남짓 산책을 하고 돌아와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 순서다.
집에 있을 때는 아예 각방을 쓰기도 한다.

부부가 반드시 함께 자야하는 걸까?
함께 자는 관습은 숙면에 방해가 될 뿐 그다지 자연스러운 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은 자는 동안 평균 40~60번 움직이고, 남성의 3분의 1과 여성의 6분의 1이 코를 곤다고 한다. 잠 자리의 의미가 반드시 잠을 자는 것이 아닌 신혼 때라면 모를까, ‘한 침대 두 사람’의 잠 자리 동거는 불편함이 많은 것이다.

여행 숙소를 예약할 때 가급적 트윈 베드를 요청한다.
체크인할 때 직원이 좀 의아하다는 투로 재차 확인을 하는 경우가 있다.
"트윈 베드가 확실합니까?"
나는 의기양양(?) 대답한다.
"Yes. But we truely love each other." 

산책 첫날 길에서 오토바이의 행렬을 마주할 때 베트남에 왔다는 것을 실감한다.
"In Vietnam, Life is a Bike."
어느 카페의 벽에 붙어 있던 문구다.
질주해 오는 오토바이를 피해 길을 건너는 것은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이다.

아침 산책은 대략의 목적지(라기보다는 방향)를 정해 놓고 걷기는 하지만 중간에 어떤 장소를 만나면 원 계획을 주저 없이 포기하곤 한다.

걷다 보니 사람들로 북적이는 작은 식당(Quán Bánh Ướt Bình Minh)이 눈에 띄었다.
반우옷(Bánh ướt)과 반꾸온 (Bánh Cuốn)을 만드는 식당이었다.
반우옷은 반꾸온의 간단 버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하다.
쌀가루 반죽물을 얇은 천 위에 얇게 편 채로 익혀 그 속에 돼지고기나 채소 등을 싸서 먹는 음식이다.
새콤달콤한 생선 소스에 찍어 먹는다. 반꾸온은 한 접시에 35,000 VND(한화 2천 원 미만)이었다.

이런 날은 아내가 아침식사를 하는 동안 나는 과일과 커피를 먹게 된다.

3월과 4월은 냐짱 날씨가 대부분 맑은 걸로 알고 있었는데 우리 여행 기간 내내 비가 예보되어 있었다.
수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아내와 나로서는 애석한 일이었다.
그런데 예보대로 새벽비를 뿌리던 날씨가 아침을 먹고 나자 갑자기 파란 하늘을 드러냈다.
햇볕이 있을 때 풀을 말리라는 서양 속담이 있던가.
아내와 나는 수영장 놀이를 시작했다.

수영을 마치고 걷고 식사를 하고 식사를 마치고 또 걸었다.
걷는 것은 여행지를 기억에 각인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아내와 나는 생각한다.
나는 매일 2만 보, 아내는 1만 보 정도를 걷는 것이 목표다.

덥거나 지치면 카페에서 쉬어간다.
달달한 코코넛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으면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간다.
눈에 띄는 가게가 있으면 들어가 손자들을 위한 선물을 만지작거리기도 한다.

베트남의 많은 지역이 그렇지만(경기도 다낭시라고 부르던가) 냐짱도 대부분의 식당에 한글 메뉴를 가지고 있다. 한국말이 들리지 않는 곳을 찾기 힘들다. 어떤 사람은 우리나라 사람 없는 곳에 가는 게 여행의 고수인양 말하지만 아내와 나는 끼니때마다 다른 메뉴를 먹어보는 것과 그 맛이 중요하지 그런데 개의치 않는다.

NHÀ BẾP NHA TRANG
냐벱은 '주방'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모닝글로리볶음
반쎄오
짜조

AN CAFE

Runam Nha Trang
베트남 전역에 걸쳐 여러 지점을 갖고 있는 유명 식당이다. 
가격대는 있는 편이지만 맛도 비례한다.
시내를 걸어 다니다 돌아와 숙소에서 빈둥거리다 늦은 저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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