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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518 REGENERATION

by 장돌뱅이. 2025. 5. 19.

지하철 2호선 문래역 근처 문래 철강골목에 있는 "대안예술공간 이포"에서 5.18 광주민중항쟁 45주년 특별전 "5.18 REGENERATION"이 열리고 있다.

안내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생물학에서 리제너레이션 (Regeneration)"은 자연적 변동이나 교란으로 손상된 세포, 유기체 및 생태계를 생명력 있게 만드는 복원, 재생 및 조직 성장 과정을 의미합니다. 5.18 민중항쟁의 정신과 의미를 기억 성찰하고 새로운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다양한 매체로 표현하고 있는 진보적 시각영상예술가들의 전시입니다." 

백영욱 작가의 말: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처참한 사진을 봤을 때였다. 모든 사진이 슬프고 처절했지만, 유독 주인 잃은 신발 사진이 기억에 오래 남았다. 억울한 죽음들이 맨발로 먼 길을 나섰을 것이 아닌가. 신발을 찾아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어느 해였던가.
5.18 전야제에 갔을 때 광주에서 만난 할머니도 '그날' 아침에 길에 널린 신발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백영욱 <신발은 주인을 찾았는가> 디지털 드로잉 2024

이인철 작가의 말:
"정치판이 개판이면 기독교 단체들이 폼 잡고 개판 치지 말게 해달라고 예수님께 기도를 해야 마땅할 거다. 그러나 개독교인들은 오히려 그 복판에 뛰어들어 분탕칠에 제대로 한몫하고 있다. 저 수많은 태극기들은 무엇인가. 안타깝도다. 주여, 저들이 자기들의 죄를 알지 못하나이다. 용서하지 마시옵소서. 아멘∼."

* 이인철, <주여, 어디로 끌려가시나이까>

고경일 작가의 말:
"2024년 12월 3일, 계엄령이 떨어졌던 반란의 밤은 내 기억 속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그날의 공포와 절망은, 우리 근현대사에서 가장 끔찍했던 비극인 1980년 5.18 광주학살을 떠올리게 하며 깊은 상처로 되살아났다. 도시는 침묵했고, 사람들은 두려움 속에 떨었으며, 진실은 다시금 짓밟혔다. 그날 이후, 나는 작품을 통해 그 밤의 기억을 기록하고자 했다. 단지 기록을 넘어서, 우리는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를 묻고, 어떻게 이 슬픔을 딛고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고경일, <키세스 시위대의 고난>

아래 그림 같은 경우는 어린 시절 딸아이가 보던 그림책 『월리를 찾아라』나 멕시코 화가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와 닮아 있다. 자세히 보면 12.3 내란 이후의 진행 상황과 알만한 인물들이 다 들어있다.

고경일, <반란의 밤>

한겨레 신문 "나는 역사다" 칼럼에 연재했던 석분점토, 스컬피, , 테라코타 작업 중 일부라고 한다.
주제는 국가 폭력에 희생된 사람들이다.

김태권, <국가폭력의 희생자들>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

 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블더라고. 난 뉘요 혔더니, 고 어린 놈이 같이 좀 갑시다 허잖어. 가잔께 갔재. 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는 거 같어. 그랴서 멈췄재. 근디 내 뒤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 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거이 우째 생겨먹은 놈인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 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

 총구녕이 점점 가까이와. 아따 지금 생각혀도······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 그때 나가 떤건지 나 옷자락 붙든 고놈이 떤건지 암튼 겁나 떨려불데. 고놈이 목이 다 쇠갔고 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 발이 안떨어져브냐. 총구녕이 날 쿡 찔러. 무슨 관계요? 하는디 말이 안나와. 근디 내 뒤에 고놈이 얼굴이 허어애 갔고서는 우리 사촌 형님이오 허드랑께. 아깐 떨어지도 않던 나 입에서 아니오 요 말이 떡 나오데.

 고놈은 총구녕이 델꼬가고, 난 뒤도 안 돌아보고 허벌나게 달렸쟤. 심장이 쿵쾅쿵쾅 허더라고. 저 짝 언덕까정 달려 가 그쟈서 뒤를 본께 아까 고놈이 교복을 입고있데. 어린놈이······


 그라고 보내놓고 나가 테레비도 안보고야, 라디오도 안틀었시야. 근디 맨날 매칠이 지나도 누가 자꼬 뒤에서 갑시다 갑시다 해브냐.

아직꺼정 고놈 뒷모습이 그라고 아른거린다잉······

- 정민경, 「그날」-

위 시는 2007년 5.18민중항쟁 27주년 기념 백일장 시 부분 대상 수상작이다.
당시에 정민경 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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