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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미국

YELLOWSTONE 국립공원1 - 출발과 귀환

by 장돌뱅이. 2012. 10. 24.

 

여행을 마치고 샌디에고로 돌아와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우며 마일리지를 보았다.
500마일.
1000마일을 넘어설 때마다 다시 영(0)부터 시작한 것이 2번이었으니
이번 여행중에 달린 전체거리가 2,500마일(4,000키로미터)인 셈이다.
서울과 부산을 몇번 왕복한 것인가.
무사히 여행을 마쳤다는 기념으로 아내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운전대를 껴안으며 나는 '어린양'을 하는 아이처럼 중얼거렸다.
"적토마야! 너도 수고했다. 으----! 미국은 정말 너무 커!"


*위 사진 : 15번 프리웨이 위에서

황량한 사막이나 아득한 초원 사이로 실날처럼 뻗은,
"천상천하유아독존" 아니 "천상천하유車독존"의
고적한 프리웨이가 아직도 눈앞에서 생생하게 어른거렸다.
길 위에서의 진동감이 몸 곳곳에서 미세한 떨림을 여운으로 남기고 있는 듯 했다.
운전이 아니라 꿈 속을 유영해온 것도 같았다.
그래도 엘로우스톤국립공원에 보낸 며칠 동안의 기억만은
그 먼 길의 끝에 무지개처럼 선명하고 화려하게 걸려있었다.
나른하고 기분 좋은 피로감이 엄습해왔다.
그리고 개운한 샤워와 아내와 나눌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따뜻한 위로처럼 떠올랐다.  

 

 


*위 사진 : 엘로우스톤공원 입구와 그 직전에 있는 GRAND TETON 국립공원

엘로우스톤 옆동네에 살지 않는 한, 동부나 서부의 우리 귀에 익은 대도시에서
엘로우스톤을 가는 길은 멀거나 번거롭다. 하물며 서남부 끝단에 위치한 샌디에고에서
미국 국토의 북단이라고 해도 좋을 와이오밍주의 엘로우스톤으로의 여행은 더더욱 그러하다.
가장 빠른 비행기로 인근의 대도시인 솔트레이크시티까지 간다고 해도
그곳에서 다시 렌트카로 다섯시간을 달려야 한다.
결국 아침 일찍 출발해도 저녁무렵에야 겨우 엘로우스톤에 도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위 사진 :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물론 엘로우스톤 코앞의 잭슨JACKSON 공항까지 항공편으로 갈수도 있지만
성수기의 항공료도 항공료인데다가 자리가 있는지도 모르고
샌디에고에서 출발하는 편이 있는 지도 모르는 노릇이었다.
만약에 샌디에고에서는 없고 엘에이에서만 출발을 한다면
그것은 항공편으로 가는 장점을 상쇄하는 매력적이지 못한 방법이었다. 

 

 


*위 사진 :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해답은 자동차뿐이었다.
엘로우스톤에 도착해서도 어차피 차는 필요하니
길에서 보내는 시간만 감수한다면 간단하고 편리한 방법이었다.
쉬지 않고 달리면 옐로우스톤까지 17 - 18시간 정도 걸린다고하니
12시간 주행 후에 만나는 솔트레이크시티에서의 일박은 필수였다. 

 

 


*위 사진 : 솔트레이크시티

솔트레이크시티.
2002년 동계올림픽과 김동성과 오노의 헐리우드액션이 생각나는 도시.
우리의 여행길에는 그런 불운이 없기를 기도하며
아내와 나는 일주일 전 이른 새벽의 샌디에고를 떠났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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