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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미국

YELLOWSTONE 국립공원6 - GRAND TETON

by 장돌뱅이. 2012. 10. 24.

3일간의 짧은 캠핑을 마치고 엘로우스톤을 떠나는 날.
텐트를 거두고 주변을 정리하자 횡한 공간이 눈길을 잡는다.
짐 정리를 끝내고 식탁 모서리에 앉은 아내의 얼굴에도
아쉬운 표정이 드러나 보였다.
그러나 아쉬움은 종종 흡족함의 역설적 표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바람이 잔잔했던 지난 밤.
장작불도 흔들림 없이 피워올랐고
하늘엔 유난히도 많은 별들이 드러났다.
시간이 흐른 뒤 엘로우스톤의 기억도 그럴 것이라 믿어 보았다.

오늘은 그랜드티턴 GRAND TETON 으로 가는 날이다.
그랜드티턴은 엘로우스톤의 명성에 가려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옐로우스톤과는 구별되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지닌 국립공원이다.

한 여름에도 정상에 녹지 않는 눈으로 그 높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3천미터 이상의 높은 봉우리들이 거인처럼 우뚝하고,
그 아래에는 고요하고 드넓은 호수와 초원이 평화스럽게 펼쳐지는 곳이다.


*위 사진 : 옐로우스톤을 벗어나기 직전에 있는 낮으막한 루이스폭포 LEWIS FALL 


*위 사진 :루스이폭포 앞에서 바라본 풍경. 멀리 눈 덮힌 그랜드티턴의 모습이 보인다. 

 


*위 사진 : 그랜드티턴 초입에 있는 잭슨호수 JACKSON LAKE

열두 개의 뾰족 봉우리를 중에서 가장 높은 그랜드티턴은 높이가 무려 4197미터에 이른다.
엘로우스톤을 벗어나 그랜드티턴으로 다가갈수록 그 거대한 바위산은
크로스업 되는 화면처럼 점점 더 커지면서 위압적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짧은 산행을 계획했다.
공원 중간 쯤에 있는 제니 호수 JENNY LAKE를 배로 건너 간 뒤 한 시간쯤 올라가는 코스였다.
승선시간은 10분 정도지만 그랜드티턴을 바라보며 맑은 호수를 건너는 기분이
그런대로 괜찮았다.
산행 목표 지점은 인스피레이션포인트 INSPIRATION POINT.
그랜드티턴의 정상부가 까마득히 올려다보이고 호수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지점으로,
한 시간이라는 거리가 아쉬었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한정된 여행시간으론 적절한 코스였다.

 

 

 

 

 

 

 

 

 

산을 내려와 돌아갈 배를 기다리는 동안 호수에 발을 담가보았다.
오래 담그지 못할 정도로 차가운 물이었다.
그래서 호수에 송어가 산다고 했다.  

 

숙소는 잭슨레이크 옆에 있는 JACKSON LAKE LODGE였다.
시설에 비해 가격이 높은 숙소였다.
우리는 잠시 옐로우스톤에서의 캠핑을 그리워했다.
오래간만에 캠핑을 하다보니 아내의 적응 정도가 걱정이 되어
소극적으로 선택하게 된 숙소였던 것이다.
그래도 맥주를 마셔도 오밤중에 숲길을 걸어 화장실에 가는 부담이
없어 좋지 않냐는 변명거리를 찾아내고 만족하기로 했다. 


*위 사진 : 잭슨레이크롯지에서 본 그랜드티턴

호텔의 위치는 최상이었다.
로비에서 보면 초원을 건너 호수가 있고 그 너머로 그랜드티턴의
우람한 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해가 설핏해지면서 사람들은 호텔 로비 바깥쪽으로 나와
느릿한 걸음으로 거닐거나 망원경으로 초원을 노니는 동물들을 찾고 있었다.
육안으로는 거의 검은 점으로 보이는 크기였다.
사람들은 숨은 그림처럼 숨어 있는 동물들을 망원경으로 포착해낼 때마다
보물이라도 찾은 듯 감격해 했다.

저녁해가 산봉우리에서 희미해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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