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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잘 먹고 잘 살자 2 - 경기도(2)

by 장돌뱅이. 2012. 11. 3.

9. 양수리 "기와집순두부"

내가 워낙에 콩과 콩으로 만든 음식(두부, 된장 등)을 좋아하다보니
여행길에 순두집을 눈여겨보게 되고 찾게 된다.
아내는 같은 순두부라도 조개 등을 넣고 끓인 찌게 형태를 더 좋아하나
나는 ‘원단’ 순두부- 흰색의 순두부에 양념장만을 넣고 후루룩 마시 듯
먹는
순두부를 좋아한다.

양수리 정약용유적지 부근 길가에 있는 기와집순두부는 그런 ‘원단’ 순두부를
내놓는 곳이다. 구수한 순두부의 맛도 좋고 찬으로 따라나오는 배추겉절임의 맛도 좋다.
손두부나 손두부제육 등도 맛은 좋으나 값에 비해 두부의 양이
너무 인색해
대부분의 경우 아내와 나는 순두부백반으로 만족하고 만다.
(전화번호 : 031-576-8090)  


10. 양평군
"옥천냉면"

이 집 때문에 온 마을이 냉면마을로 알려졌고 지자체에서도 도로변에
커다란 입간판을 세웠을 정도로 유명한 집이다. 
원래 이름은 황해식당이었다고 한다.

일대에만 분점도 몇 개나 되는 데도 휴일이면 어느 곳이나 사람들로 넘쳐난다.

쫄깃한 면발에 무엇보다 시원한 육수는 물냉면의 진짜 맛을 맛보게 해준다.
냉면 이외에 제육이나 완자도 있으나 맛은 냉면에 미치지 못한다.
(전화번호 : 031-772-5029) 

11. 고양시 원당 "동트는 농가"

콩은 우리 민족의 식단에 필수적인 재료이다.
무엇보다 된장과 고추장과 간장이 콩에서 비롯되니 다른 말이 있을 수 없다.
식당 “동트는 농가”는 쥐눈이콩 전문 음식점이다.
콩은 대표적인 건강식품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검은 색의 쥐눈이콩은
옛날부터 약콩이라고 불릴 정도로 식품이면서도 효능을 인정받은
약용작물이었다.


이 식당의 음식엔 대부분 그 쥐눈이콩이 들어간다.
콩죽, 야채샐러드, 감자국수, 두부, 오리훈제, 된장찌개,
된장김치찜, 된장깻잎, 북어찜 등등의 모든 음식의 이름 앞에
“쥐눈이콩”이나 “쥐눈이콩 소스”라는 단어가 더해진다.
쥐눈이콩 정식을 시키면 여러 가지 음식을 골고루 맛 볼 수 있다.
화학조미료를 일체 쓰지 않아 입맛이 깔끔하다.

찾아가는 길이 좀 번거롭지만 창밖으로 펼쳐진 너른 들의 풍경도 좋고
내부 분위기도 깨끗하고 밝아서 좋다.
식사를 하고 나면 옆에 있는 별채 이층의 카페에서 무료로 음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동트는 농가의 자연식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전화:031-965-5990) 

 

 


12.의정부 "평양냉면"

내가 직접 만들 수 있는 음식은 참치 김치찌개뿐이지만 우리나라 음식 중 가장
만들기 힘든 게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냉면 그것도 물냉면 같다.
면발을 너무 질기지도 않고 무르지도 않게 반죽하고 삶아내는 것은 기본이어야 하고
물냉면의 핵심이라 할 육수의 제조는 하루 아침에 흉내낼 수 없는 것이라 생각된다.
맑은 물같은 육수에 진하지도 약하지도 않게 은은하고 구수한 맛을 심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일 수 없다.

때문에 물냉면은 자극적인 다른 음식보다도 외국인들이 익숙해지기도 힘든 음식인
것 같다. 80년대에 회사일로 장기 체류 중이던 독일인에게 갖가지 한국 음식을 선보인
적이 있다. 삼계탕에서 시작하여 불고기, 갈비 등의 적응이 쉬운 음식에서부터
시작하여 한두 달 뒤에는 보쌈김치, 생선회에, 심지어 (짓궂게도) 보신탕까지 섭렵을
시켰는데 그가 먹기는 먹으면서도 끝까지 이해(?)하지 못한 음식이 물냉면이었다.
먹을 수는 있는데 도무지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는......

맑은 육수에 담긴 냉면의 담백한 맛.
그런 의미에서 그것은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서울과 의정부의 경계선 부근에 있는 이 집은 그런 냉면을 내는 집이다.
냉면과 아울러 큼지막한 평양만두와 만둣국도 개운하다.
(전화번호 : 031-877-2282)  

 
13. 포천 "김치말이국수(옛곰터먹촌)"

시큼한 김치국물에 밥이나 국수를 말아내는 이른바 ‘김치말이’는 평안도식
식이라고 한다. 서울 시내에서는 삼청동 “눈나무집(전화:02-739-6742)”의
김치말이를 즐겨하나 서울 포천이나 철원 등을 돌아올 때는 이 집을 들르게 된다.

국수를 김치와 그 김치국물과 육수에 말아 배 오이 잣 참기름 깨소금 등의 양념을
넣고 약간의 순두부를 더하여 만들어지는 김치말이국수는 새콤하고 개운한 뒷맛을 남긴다.
(전화번호 : 031-534-0732)


14. 광주군 "(죽여주는) 동치미국수"

퇴촌면 도수리, 말로는 설명하기 좀 곤란한 지점에 있는 식당.
어느 더운 여름 날이었던가 아내와 근처 고개를 넘다가
‘죽여주게’ 시원한 것이 먹고 싶어 들어간 식당이다.

그때 이곳에서 만두와 국수를 먹고 지극히 만족했었다.
‘걸레스님’ 중광이 휘갈겨 쓴 “죽여주는동치미국수” 라는 글이
벽에 걸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뒤로 얼마쯤 뒤에 다시 이곳을 찾았을 때
어쩐 일인지 간판에 ‘죽여주는’이라는 글귀가 사라져 있었다.
아마 도처에 산재한 “죽여주는동치미국수”의 상호에 대한 분쟁 탓인지 모르겠다.
(내가 아는 한 양평 조안면 서울영화촬영소 가는 길에
원조 죽여주는동치미국수' 식당이 있다.)

이제 상호는 동치미국수집이 되었지만
그 맛은 여전히 죽여주리라 생각된다.
(전화 : 031-768-6868)

 
15. 남양주 팔당 근처 "개성집"

*위 사진 : 오이 소박이 냉국수. 먹다가 사진을 찍어 오이가 없어졌다.

양수리 지나 남양주종합촬영소 가는 길,
연세중학교 근처 조안면 송촌리에 있는 식당.

어느 날 퇴임한 김영삼대통령이 산행길에 수행원들과 다녀가면서 유명해진 식당.
원래는 추어탕이 유명했다고 하던가.

지금은 오이소박이 냉국수가 대표음식이 된 듯하다.
아내는 냉국수를 나는 추어탕을 주문하여 비교 결과 우리도 냉국수의 손을 들어주었다.
24시간 영업을 한다.
(전화: 031-576-6497)
 


16. 가평군 운악산 입구 "할머니순두부집"

우리나라 산 입구에 늘어선 식당들.
대개 산채정식이나 파전에 동동주를 파는...
한국에 있을 때 산행 후에 자주 이용을 하면서도
전국 어느 산의 입구에나 고만고만한 
가게들이 늘어선 모습에 마뜩찮은 생각을 품기도 했지만
샌디에고에 살다보니 그런 모습들이 그립다.
특히나 아무 것도 없는 이곳 산을 오르고 내려오는 날이면...
 
운악산 입구의 할머니 손두부집은 직접 두부를 만들어 내놓는다.
식당 옆에서 두부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어 신뢰감이 더한다.

산행을 마치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 한 모에
시원한 가평 잣막걸리 한 잔을 들이키는 맛이라니!
또 다시 봄이 오면 운악산 능선에는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어날 것이다.
(전화번호:031-58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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