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마지막 날 아침, 집에서 LA쪽으로 한 시간 정도 거리의
Laguna Beach 에 갔다. 한국에서 온 손님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해변을 내려다보는 식당 Las Brisas에서 브런치를 했다.
‘미풍’이란 뜻을 지닌 이 식당은 언덕 위에 위치하여 창밖으로 장쾌한
풍경을 보여주었다. 캘리포니아 특유의 맑은 날이어서 바다의 먼 끝에는
자로 그은 듯 반듯한 수평선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식사를 하고 해변을 걸었다. 햇살이 좋았고 식당 이름처럼 미풍이 불었다.
산책 후에 남쪽으로 잠시 차를 몰고 내려갔다.
Montage Resort에 들렸다. 아름다운 해변을 끼고 들어선 고급 리조트였다.
한국의 한 유명 연예인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하던가.
리조트의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역시 장관이었다. 눈이 부셨다.
미풍은 이곳에도 불었다. 잠시 기운이 빠졌던 마지막 달의 크고 작은
우울을 실어 보낼 수 있을 것도 같았다.
희망은 늘 끈끈한 기다림이 전제다.
길게 심호흡을 했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사랑도 물결처럼 흘러내리고
우리들 사랑도 흘러내린다.
인생은 왜 이리 더디고
희망이란 왜 이리 격렬한가.
-아폴리네르의 시, 「미라보 다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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