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정 시인은 사랑을 이렇게 이야기 했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씨앗을 품고 공들여 보살피면
언젠가 싹이 돋는 사랑은 야채 같은 것
그래서 그녀는 그도 야채를 먹길 원했다
식탁 가득 야채를 채렸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오이만 먹었다
그래 사랑은 야채 중에서도 오이 같은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야채뿐인 식탁에 불만을 가졌다
그녀는 할 수 없이 고기를 올렸다
그래서 사랑은 오이 같기도 고기 같기도 한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의 식탁엔 점점 많은 종류의 음식이 올라왔고
그는 그 모든 걸 맛있게 먹었다
결국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사랑은 그가 먹는 모든 것
- “사랑은 야채 같은 것” 전문 -
게살죽을 만들었다.
다음엔 이런저런 해산물을 넣고 해산물죽을 만들었다.
그 다음엔 순두부 된장죽.
위 시를 표절해본다.
“사랑은 주말 아침 아내가 좋아하는 모든 죽을 만들어주는 것.
그리고 아내는 나의 어설픈 음식을 무조건 맛있게 먹어주는 것.”
딸아이가 곁에 있었으면 ‘증말 닭살이야!’라는 표정과 함께 한마디 덧붙였을 것이다.
“폼 나는 건 다 따라한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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