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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미국

2010 연말여행 - CANYON DE CHELLY

by 장돌뱅이. 2013. 2. 14.

CANYON DE CHELLY.
“캐년드첼리?”
숙소인 BESTWESTERN의 직원은 고개를 저으며 “캐년드셰이” 라고 했다.
나바호족의 말 “TSEYI”에서 유래 된 말로 스페인 탐험대가 캐년드셰이로 바꾸었다고 한다.
무릇 존재는 이름이고 이름은 존재이다.
TSEYI에서 CHELLY로 바뀐 이름은 이 계곡의 내력을 상징한다.
인디안이라는 말조차 남이 착각하여 붙여준 ‘인디안’들의 이름 아니던가.
아무튼 TSEYI 건 ‘셰이’건 어느 것이거나 바위계곡 ROCK CANYON을 의미한다.
인디안들에게 계곡의 모든 바위에는 이름이 있고 의미가 있다고 한다.

*위 사진 : 스파이더록 전망대 SPIDER ROCK OVERLOOK

모뉴멘트밸리에서 2시간 반 정도를 달리니 캐년드셰이가 있는 작은 마을 친리 CHINLE에 도착했다. 숙소를 찾아다닐 필요도 없을 만큼 작은 마을이었다. 공원으로 향하는 길가에 눈에 띄는 베스트웨스턴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차에 성에가 하얗게 끼었다. 옷을 한겹 더 껴입는 것으로 보완하고 캐년으로 향했다.

*위 사진 : 슬리이딩하우스 전망대 SLIDING HOUSE OVERLOOK

캐년드세이는 두 개의 캐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쪽에 해당 되는 캐년드세이와 북쪽에 해당되는 캐년델무에르또 CANYON DEL MUERTO(죽음의계곡)이 그것이다.
우리는 시간 관계상 남쪽의 캐년드세이만을 둘러보기로 했다.

*위 사진 : 절벽 아래쪽 원주민들의 거주 흔적이 보인다.
*위 사진 : 화이트하우스 전망대 WHITEHOUSE OVERLOOK

신의 걸작이라는 그랜드캐년 GRAND CANYON 은 너무 거대하여 종종 비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그 폭과 깊이는 인간이 인지하는 감각의 범위를 넘어서 그 앞에 서면 압도를 당하면서도 무덤덤해지곤 한다. 그러나 캐년드셰이는 그랜드캐년보다 작은 규모이면서도 그 풍경이 아기자기함을 넘어 ‘실감나는’ 장대함을 보여준다. 그것은 10여 미터의 높이에서 인간이 느끼는 고소 공포증이 최고치에 달한다는 속설과 같은 이치인지도 모른다.

*위 사진 : 졍션 전망대 JUNCTION OVERLOOK

계곡이 지닌 인간적인(?) 풍성함 때문인지 이곳은 미대륙의 원주민인 애나사지 ANASAZI 가 집단으로 거주를 하였다. 기원전부터 이곳에 살던 원주민들이 남긴 흔적들이 계곡 곳곳에 남아 있다. 가파른 절벽의 중간에 흙벽돌로 방과 화로를 만들고 집단으로 거주하던 이들은 1300년 경 알 수 없는 이유로 미대륙 서남부 지역에서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전염병이거나 자연재해 때문이라고도 하고 나바호족과의 지역 패권 다툼에서 패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나바호족의 말에 아나사지는 ‘숙적’을 의미한다고 한다.

*위 사진 : 체이 전망대 TSEYI OVERLOOK

원주민이 사라진 이곳을 자치한 나바호족은 봄과 여름동안은 계곡의 밑에서 농사를 짓고 겨울이 되면 땔감등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윗쪽으로 올라왔다. 앞선 모뉴멘트밸리의 글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나바호족은 1864년 미군과의 싸움에서 패한 뒤 강제 이주를 당하였다가 다시 돌아왔다.

*위 사진 : 터널 전망대 TUNNEL OVERLOOK

캐년드셰이는 지금도 나바호족 주요 거주지 중의 하나이다.
대부분 현대적 생활방식에 적응되었지만 아직도 옛 방식을 고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전기를 비롯한 각종 현대적 편의 시설이 닿지 않는 계곡의 바닥 쪽에 인디안들의 집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자주 눈에 보였다. 그들이 키우는 가축들이 집 주변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기도 했다. 뷰포인트에서 기념품을 팔고 있는 노점상에게 물어보니 가축을 기르고 과일을 재배하며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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