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톰브래들리 공항은 늘 번잡하다.
오늘은 특히 방학을 맞아 귀국하는 사람들 때문인지 비행기는 만석이라고 한다.
항공사의 라운지는 오래 전부터 수리 중.
합동으로 쓰는 라운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번거로움이 귀찮아 포기를 하고
맥도날드 점에서 싼 커피를 한잔 사서
이층 난간에 자리하고 밑을 내려다 본다.
자선기금을 모금하는 사람으로,
공항은 모금활동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송으로,
소지품을 방치하지말라는,
방치하면 공항직원에 의해
즉각 수거된다는 방송으로,
표를 끊고 짐을 부치고
보안검색을 받으려는 긴 대열로,
공항대합실은 포화상태로 느껴진다.
그러나 출장에서 돌아가는 오늘은 그 번잡스러움까지 축복이고 설레임이다.
아내는 인천공항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학기말 고사를 끝내 후련해진 딸아이는
아내와 동행하여
새로 산 원피스를 처음으로 나에게 보여주겠다고 하고.
집으로 가는 길 어디쯤인가
조명이 은은하고 분위기가 차분한 식당을 찾아
음식을 나누며 우리는 공유하지 못했던
잠시 동안의 시간에 대해 헤픈 웃음으로 이야기 할 것이다.
커피를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행복해지기 위하여 반드시 위대한 성취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20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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