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오래간만에 아내와 집안 정리를 하다가
초등학교 시절의 딸아이에게 그려준 나의 만화 그림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두호씨의 만화를 보고 그린 것입니다.
아주 어렸을 적
나는 만화가를 꿈꾸어 본 적이 있습니다.
이만큼이라도 남의 그림을 배낄 수 있는 것은
그 시절의 흔적 때문일 겁니다.
미국의 어떤 시인은
숲속에 난 두 갈래의 길중에서
다음 날을 위하여 남겨둔,
그러나 끝내 걸어보지 못한 한 길에 대하여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돌이켜 볼 것이라 하였지만...
40이 넘은 나이에 돌이켜보는 우리네 지난 날이
그다지 많은 선택의 여유가 있었던 것 같지도 않아
가지 않은(혹은 가지못한)
다른 어떤 길에 대하여
한숨까지 쉬어야 할 정도로
큰 아쉬움이 남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직 가지 않았을 뿐이라고
기세등등, 투지만만할 수도 없는 나이이다보니
책갈피에서 떨어지는 마른 낙옆처럼
우연히 그 시절의 흔적과 만나게 되는 날이면
현실적인 가능성과는 상관없이
한때 망상처럼 꿈꾸었던 그것들을
어떤 그리움으로 되돌아보게 됩니다.
'일상과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영화보기 15. - 주먹이 운다 (0) | 2005.05.13 |
---|---|
행복한 영화보기 14. - 실미도 (0) | 2005.04.28 |
충주를 지나며. (0) | 2005.04.27 |
내게 힘을 주는 사랑 2. (0) | 2005.04.23 |
내게 힘을 주는 사랑 (0) | 2005.04.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