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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가지 않은(못한) 길

by 장돌뱅이. 2005. 4. 28.


휴일. 

오래간만에 아내와 집안 정리를 하다가 
초등학교 시절의 딸아이에게 그려준 나의 만화 그림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두호씨의 만화를 보고 그린 것입니다. 

아주 어렸을 적 
나는 만화가를 꿈꾸어 본 적이 있습니다. 
이만큼이라도 남의 그림을 배낄 수 있는 것은 
그 시절의 흔적 때문일 겁니다. 

미국의 어떤 시인은 
숲속에 난 두 갈래의 길중에서 
다음 날을 위하여 남겨둔,
그러나 끝내 걸어보지 못한 한 길에 대하여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돌이켜 볼 것이라 하였지만...

40이 넘은 나이에 돌이켜보는 우리네 지난 날이 
그다지 많은 선택의 여유가 있었던 것 같지도 않아
가지 않은(혹은 가지못한)
다른 어떤 길에 대하여 
한숨까지 쉬어야 할 정도로
큰 아쉬움이 남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직 가지 않았을 뿐이라고 
기세등등, 투지만만할 수도 없는 나이이다보니 
책갈피에서 떨어지는 마른 낙옆처럼
우연히 그 시절의 흔적과 만나게 되는 날이면
현실적인 가능성과는 상관없이     
한때 망상처럼 꿈꾸었던 그것들을
어떤 그리움으로 되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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