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빛의 화가 모네(MONET) 전을 아내와 돌아보았다.
내가 비록 그림 자체보다 아내와 함께 그림을 보는 시간과 분위기를 좋아하는 ‘그림맹’이지만
거리를 두고 보아야 윤곽선이 '몽롱하게' 드러나는 모네의 그림은 은은하고 차분해서 좋았다.
이른바 ‘그림 같은’ 자연을 재현하려는 고전적인 방식을 벗어나 자신의 망막에 포착되어 시시각각 변하는
대상의 색채를 그려냈던 모네와 그 예술적 친구들은 초기에 기존 화단으로부터 배척을 받았다고 한다.
‘인상주의’라는 이름도 어느 비평가가 조롱 조로 붙인 것이었다.
모네가 자기 집 정원의 연못에 떠 있는 수련의 인상을 다양하게 그려 낸 것으로
인상주의의 성서로 불린다는 “수련” 연작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유일한 불만은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아도)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는
우리나라 전시회와 박물관의 인색함은 여기서도 여전하다는 점이었다.
전시회를 보기 전에 들린 서소문동의 식당 “부추밭”의 부추 비빔밥은 고기 보다 채소를 좋아하는 아내의 취향이었다.
거기에 부추전은 금상첨화였다.
모네를 둘러본 후 만난 친구는 부추가 정력제라며 오늘 저녁에 화끈한(?) 밤이 되겠다고 놀렸다.
그러나 그날 저녁 친구들과 어울려 밤늦게까지 술을 마신 통에 부추의 효력을 시험할 기회는 갖지 못했다.
(2007.8)
'일상과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 휴가 5 - 영화 "화려한 휴가" (0) | 2013.05.09 |
---|---|
여름휴가 4 - 오르세미술관전 (0) | 2013.05.09 |
여름 휴가 2 - 영화 "디워" (0) | 2013.05.08 |
여름휴가 1 - 저녁식사 (0) | 2013.05.08 |
탈레반에게2 (0) | 2013.05.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