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멕시코시티로 출장을 간다고했다.
어제까지 매일 메일을 주고받았지만
이제 출장에서 돌아올때까지는 남편의 메일이 끊어질 것이다.
그런데 무심히 열어본 핸드폰에 남편의 문자가 와있었다.
인터넷이 된다고 메일을 보내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한통의 메일을 보냈지만
(아마 내가 보내는 사이에 문자도 전송되었던것 같았다.)
반가운 마음에 컴을 켜고
메일을 읽고, 메일을 쓰고
장돌뱅이 홈페이지에도 들어오고
자주 가는 여행 사이트에도 들어가보고
어느 회사 사보에 보냈다는 남편의 글도 보러가고
한참이 흘렀던것 같다.
냄새가 솔~솔.
어디서 짜장면을 맛있게 만드나보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렬한 냄새.
조금 찐하게 하나보다.
어!!
이건 조금 심한데 하는 순간
아차차! 아까 내가 올려놓았던 찌개!!!
시어진 김치를 흐르는 물에 씻어
된장기를 풀고 멸치를 우려낸 푼 물에 넣고
푹 지져낸 것을 먹고 싶어질 때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먹고 싶어진 음식이다.
그런데 열어본 냄비에는 물기는 하나도 없고
밑은 새까맣게 타고있었다.
결혼생활을 하고 처음으로 냄비를 태워먹었다.
아! 나도 태워먹는구나.
조금 웃음이 나왔다.
정리가 잘된것을 한번 헝클었을때의 기분이랄까 .
남편은 또 우리 엄마를 만나면
"이런 사태는 아무리 출가외인이라도 처가집에서 책임져야 한다"며
어머님이 남비를 사주시라고 조를 것이고
(생각보다 장돌뱅이님이 쫀쫀하답니다^^.)
엄마는 미소를 짓으시며
그러는 남편의 팔을 한번 툭 치실 것이다.
(20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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