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 : 수다스런 미국인들이 질겁을 할 것 같은 끓는 해물탕 속의 산 문어.
*위 사진 : 돌멍게...저 놈을 초고추장을 찍어 소주잔을 뒤집던 시간과 사람들이 있었다.
가끔씩 아내와 먹고 싶은 음식놀이를 할 때가 있다.
주로 차를 타고 먼 길을 여행할 때 심심풀이로
혹은 야심한 밤 속이 출출할 때.
이제껏 먹어본 음식 중에서 기억에 남는 음식을(식당을 포함해서)
한가지씩 돌아가며 이야기 하는 것이다.
일종의 자학적인 게임이다.
일테면
을지로 양미옥의 곱창과 된장찌게! 라던가
삼청동 항아리수제비!
혹은 어머님이 해주시던 비빔냉면! 하는 식으로.
감옥에 갇힌 사람들은 요리책을 펴놓고
상상 속의 외식을 한다고 하던가.
그리고 그 상상만으로 든든한 만족감을 얻기도 한다고.
상대방이 말을 할 때마다 우리는 "카!" 하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더 자극적인 기억 속의 맛을 찾아본다.
상상은 경험의 한계를 넘지 못한다는 말은 음식에서 제일 두드러진다.
강렬한 기억의 음식일수록 강렬한 상상과 감각을 불러올 수 있다.
식구(食口)는 말 그대로 '음식을 같이 먹는 사람'이다.
그리고 향수는 음식과 음식을 함께 나눈 사람들과의 인연을 생각하는 것이다.
샌디에고는 산낙지와 돌멍게로부터 먼 곳이다.
(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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