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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집 안팎에서

by 장돌뱅이. 2013. 6. 21.

며칠 전 휴일 저녁나절 아내가 소리를 질렀다.
"아저 하늘 좀 봐!"
그 소리에 아내가 바라보는 창밖을 바라보던 나도 덩달아 "아!" 하는 탄성을 흘리고 말았다.

언젠가 퇴근길, 아파트 정문을 들어서다는 동쪽 하늘을 밝히며 떠오르는 달에 나 역시 같은 소리를 내며 발걸음을 멈춘 적도 있었다.
"아! 저 하늘 좀 봐!"
아내도 바라보는 창밖을 바라보며 같은 감탄사를 흘렸다.

어디 그런 화려한 하늘뿐인가.
구름 한 점 없는 청정한 하늘에 푸른빛을 더하고 스러지는 저녁도 아내와 나를 매혹시키곤 했다.

터무니없는 논리와 주장과 이념들이 우리가 사는 거리와 골목을 요란스레 흔들곤 한다.
오해하지 마시라.
우리가 아직 그런 세상에 살아 있고자 함은 그들과 함께 나부끼고 싶은 욕망 때문 아니라, 날마다 하루가 시작되는 한 사라지지 않을 아름다움이 또한 그곳에 이미 오래전부터 여전하기 때문이다.

(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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