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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성서의 가난한 사람들』

by 장돌뱅이. 2013. 6. 27.

정운찬 새 총리가 용산참사유족들을 방문했다고 한다. 사태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이MB정권으로서는 늦은 행보이지만 신임 총리로서는 당연히 우선해야 할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방문의 의미를 넘어선 실질적인 후속조치와 해결이 있어야함은 물론이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국민에 대한 어떤 존경심도 찾아볼 수 없이 경찰력을 동원한 물리적 강압만을 일삼던 2MB 정권이 텔레비전 카메라 앞에서만 전통 시장의 뻥튀기를 사 먹는 '친서민'의 위선적인 행태에서도 벗어나, 자신들이 즐겨 쓰는 표현대로 '중도실용'의 이성을 되찾기를 바랄 뿐이다.

30년 전 군바리 시절, 지금의 아내가 면회오면서 사다 주었던  책『성서의 가난한 사람들』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만일 우리 사회가 <가난한 자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최우선으로 보호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법이 없는 사회가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사회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수조건인 바 <공정한 법>은 그 사회의 정의가 보장받을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이다. 폭력.이익의 절제 없는 추구, 배금주의와 경제적 착취는 정치적 억압을 낳고 드디어는 법을 무기력하게 만들 것이다.

만일 우리 사회가 <가난한 자들의 외침>을 억압한다면 우리 사회는 <예언자들이 없는 사회>가 될 것이다. 예언자의 목소리가 침묵하는 사회는 온갖 죄악과 사회불의에도 불구하고, 편안히 잠든 양심을 일깨울 <불침번>이 없는 사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우리 사회는 폭력과 이기주의의 <암흑> 속에서 헤매게 될 것이다.

- 분도출판사 / 지은이 서인석 -

성서에 나와 있는 하느님의 경고는 책보다 더 명확하고 강력하다.

너희는 과부와 고아를 괴롭히지 말아라. 너희가 그들을 괴롭혀 그들이 나에게 울부짖어 호소하면 나는 반드시 그 호소를 들어 주리라. 나는 분노를 터뜨려 너희를 칼에 맞아 죽게 하리라.

- 출애굽기 22장-

과부와 고아는 그 시기에 가장 가난하고 약한 자들의 상징이었을 것이다.
인용한 사진은 가까이 지내는 후배의 것이다. 그는 "마땅히 기억해야 할 일을 기억한다" 라고 했다.
용산은 형제의 손에 억울하게 죽은 이 시대의 아벨이 모셔진 제단이다.
누구도 "모릅니다.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 하고 시치미를 뗄 수 없다.

(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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