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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시를 읽다가

by 장돌뱅이. 2013. 7. 10.

  

 

 



    시째냐? 악아, 어찌고 사냐. 염치가 참 미제 같다만, 급허게 한 백마넌만 부
   치야 스겄다. 요런 말 안할라고 혔넌디, 요새 이빨이 영 지랄 가터서 치과럴
   댕기넌디, 웬수노무 쩐이 애초에 생각보담 불어나부렀다. 너도 어롤 거신디,
   에미가 헐 수 웂어서 전활 들었다야. 정히 심에 부치면 어쩔 수 없고......

    선운사 어름 다정민박 집에 밤마실 나갔다가, 스카이라던가 공중파인가로
   바둑돌 놓던 채널에 눈 주고 있다가. 울 어매 전화 받았다. 다음날 주머니 털
   고, 지갑 털고, 꾀죄죄한 통장 털고, 털어서, 다급한 쩌언 육십마넌만 서둘러
   부쳤다.

    나도 울 어매 품으로 전활 들었다.

    엄니요? 근디 어째사끄라우. 해필 엊그저께 희재 요놈의 가시낭구헌티 멫푼
   올려불고 났더니만, 오늘사 말고 딱딱 글거봐도 육십마넌뻬끼 안되야부요야.
   메칠만 지둘리시먼 한 오십마넌 더 맹글어서 부칠랑께 우선 급헌 대로 땜빵허
   고 보십시다잉. 모처럼 큰맘 묵고 기별헌 거이 가튼디, 아싸리 못혀줘서 지도
   참 거시기허요야. 어찌겄소. 헐헐, 요새 사는 거이 다 그런단 말이요.

    떠그럴, 사십마넌 땜에 그날밤 오래 잠 달아나 버렸다.

                                              -정윤천의 시,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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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아픈 어머니의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그래서 '사십마넌' 때문에라도 '어매 품으로 전활'들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하겠는지......

십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했다.

(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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