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대면 알만한 서울 강남의 한 대형교회 목사님이
신도들에게 설교 도중에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얼음 깨는 배가 되어 앞으로 가겠다.
불교를 깨부수고 우상을 깨부수고......" .
기독교 이외의 종교는 깨부수어야 할 우상으로 생각하는
목사님의 식견과 믿음이 좁고 가파르다.
부서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그에게 같은 개신교 신자이며 통일원장관을 지낸 한완상씨의
글을 들려주고 싶다.
선교는 자기 종교의 교리나 자기 종파와 교파의 신조를 이웃 종교에게
강요하는 행위가 결코 아닙니다. 자기 교회로 신자들을 끌어 모으는 일도
아닙니다. 특히 다른 나라에 가서 그 나라의 문화와 종교를 우상이나 마귀로
폄하하고 그것을 훼손하는 행위는 더더욱 아닙니다. 다른 종교나 종파와 사람
들을 자기 종교와 다르다고 해서 오만하게 불쌍하게 여기는 것도 아닙니다.
이런 행위는 오히려 교만과 독선이라는 가장 심각한 죄에 해당합니다.
예수의 증인으로 산다는 것은 어둠과 절망, 억압과 착취, 교만과 독선,
탐욕과 이기심에 사로잡힌 세력으로부터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자유,
겸손과 인내, 사랑과 평화를 증거하고 함께 실천해 나가는 일입니다.
-한완상의 책, "예수 없는 예수 교회" 중에서 -
와다나베 쇼오꼬라는 일본인이 쓴 "불타 석가모니"라는 책에(법정 스님 번역)
나와 있는 부처님의 자비가 묻어나는 향기로운 일화도 들려주고 싶다.
바이샤알리(지명)의 명사로 알려진 시이하 장군(將軍)은 원래 지나교의 독실한
신자로 불교는 나쁜 종교라고 단정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부처님을 만나 그 인품에
마음 속으로부터 경복하여 지나교를 버리고 불교에 귀의할 것을 맹세했다.
그때 부처님은,
"당신과 같이 사회적인 지위를 가진 사람이 함부로 신앙을 바꾸어서는 안되니 잘
생각해 보시오" 하고 타일렀다.
이 말을 듣고 시이하 장군은 더욱 감격, 부처님의 너그러운 그 인격에 감동하였다.
부처님은 다시 말을 이어,
"지금부터 갑자기 지나교의 승려를 물리치는 것은 옳지 못하오. 불교의 승려뿐 아니라
지나교의 승려에게도 똑같이 공양하는 것이 옳은 일이오" 라고 가르쳐주었다.
(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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