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상상할 수 없는 참상의 순간을 직접 겪은 섬주민들에게도 위로를 전합니다.
그리고 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는지요?
인터넷에 전해지는 사진과 영상이 우리나라의 모습이라고 믿기지 않습니다.
놀랍고 슬프고 분노하는 끝에 무기력함이 따라옵니다.
.......
.......
.......
"여기는 초토입니다
그 우에서 무얼 하겠습니까
파리는 파리 목숨입니다
이제 울음소리도 없습니다
파리 여러분!
이 향기 속에서 살기에 유의하시압!"
학교에 다니고 공부를 하고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고
친구를 만나고
애인을 만나고
사랑하여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그애가 자라 다시 학교에 다니고......
그 평범한 일상과 자연스런 삶의 순환이
아직 우리의 조국에서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논리와 힘에 의해
한순간에 느닷없이 초토의 참상으로 추락할 수도 있는,
아득한 낭떠러지, 분단이란 야만 위에 있어왔음을 허탈하게 깨닫습니다.
*이용호 화백
이제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시간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솔직히 저는 그 다름이 적어도 당분간은 새로움이 아닐 거라는 생각에 두렵습니다.
섬의 연기가 걷히면서
포탄이 우리 이웃의 고귀한 생명과 집들과 함께
우리가 힘들게 지키고 키워온 자부심과 가치들도
무너뜨렸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평화.....
참담한 심정이지만 조심스럽게 읊조려봅니다.
아직은 평화에 대한 희망이 나약하고 비겁한 자의 태도라고 믿지 않으려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자 보루라고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그곳에 다다르기 위해 우리가 마땅히 해야할 일들을 생각해봅니다.
지난 시간에 잘못한 일들과 미처 하지 못한 일들도 생각해봅니다.
아침 해가 떠오르는 것마저 범상해보이지 않는 절박한 시간이 지나고 있습니다.
*"" 안은 황지우의 시, "에프킬라를 뿌리며"입니다.
(2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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