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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겨울 오서산

by 장돌뱅이. 2013. 7. 25.

 

 

 

 

 

 

 

 

친구와 둘이서 오서산에 올랐다.
오래간만에 간 대천에서 친구는 내가 좋아하는
'빈뎅이'(밴뎅이)조림집을 챙겨두고 있었다.

원래는 일년에 한번씩 다섯명이서 하던 산행이지만
저마다의 일로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

눈이 풍년인 겨울.
산밑에서 꼭대기까지 눈길이 이어졌다.
무릎까지 빠지는 곳도 있었다.
능선길에선 갈기를 세운 바람이
몸을 찌르듯 파고들기도 했다.

서해로부터 구름이 물려들더니
하신길엔 기여코 눈발을 뿌리기 시작했다.
눈 쌓인 길과 들이 다시 눈에 잠기고
세상은 옛 사진 속의 풍경처럼
흑백으로 변했다.

산행은 같이 못했지만
저무는 대천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숙소에는
일년이면 한번씩 만나는 다섯 친구들이
모여 술잔을 기울이며
'마이티'를(?) 기다리기도 했다.
 

뒷날엔 제철인 서해 새조개를
핑계로 낮술을 걸쳤다.

모두 겨울나무처럼
건강하기를
꿋꿋하기를. 

(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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