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는..(물론 아닐수도 있지만..)
이것은 실화며, 팔이 바위에 낀 사람이 127시간 동안.. 사투를 벌이다가..
자기의 팔을 스스로 자르고 나서 살게된.. 이야기다.. 라는것쯤은 듣고 이 영화를 접하게 된다.
나 역시도 그랬다.
그래서 어쩌면 이 영화가..
그냥..다큐영화같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라는 걱정을 조심스럽게 했다.
'헉.. 저러다 팔이끼려나??'
'언제 팔이끼려나..'
라는 관객의 걱정과는 상관없이 영화 초반 그의 질주는 경쾌하다!
경쾌한 음악과 그의 질주를 가늠하게끔 하는
독특한 스피디한 화면은 이내 우리도 그와 함께 그의 옆에서 달리는 기분으로 만들었다.
목적지까지 기간단축을 목표로 누구보다 빠르고 경쾌하게 달린다.
길을 잃은 여성에게
자신만 알고 있는 독특한 여행코스를 소개해줄 정도로
블루존캐년의 지리에는 익숙한 그였다.
그러나..
어느 바위틈 사이에서 그는 내려오다가 어느 바윗더미에 깔리고 만다.
127시간을 아는, 심지어 그걸 단 2시간으로 줄여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은 절망 그 자체였다.
중국산 나이프는 잘들지도 않았고
물도 제한된 양 만큼 있을 따름이었다.
절망..
우리는.. 인간은 때로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기적을 만들어내고는 한다.
캐스트어웨이에서 톰행크스가 무인도에 갇혔을때
배구공 윌슨을 통해 그 고독을 이겨내 듯
그 역시도 VCR을 통해
어쩌면 생애 마지막일지 모를 촬영을 해나가며 그 고독을 이겨낸다.
피가 점점 통하지 않는 손..
줄어드는 물..
흘러가는 시간..
그가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점점 더 줄어가는 상황..
마치 하나하나 걸었던 희망어린 방법들이 안됨을 스스로 인정하고
더이상 방법이 없음을 스스로 자각해나가는 127시간..
그는 그 주변의 사람들에게 하나씩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경쾌한 토크쇼로도 담아보고 진심어린 편지로도 남아보고..
그러면서 그는 그의 주변을 비로소 돌아본다.
무심했던 아들이었고, 그녀를 아프게했던 남자친구였고,
친구들에게 소홀했던 친구였다.
그 모든것을 깨닫기 위해,, 이 바위는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여기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할때.. 뭉클함이 느껴졌다.
영화는 그를 다분히 천재나 영웅적으로 만들거나..어색한 코믹요소를 넣기보다.
진심어리게 그의 마음 그대로를 읽어내고자 노력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조건이 한계에 다다르자..
그는 굳은 결심을 하고 마침내 자신의 팔을 자르기 시작한다.
잃어가는 정신줄을 놓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에 뭉클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다시 세상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는 바위틈에 끼기 전에도.. 혼자였다.
목표가 있었고 정신없이 질주하고 달리고 걷는 혼자였다.
그가 그랬듯..
우리네 인생은 영화 초반의 질주하던 그와 같이
정신없이 바쁘게 앞만보고 달려간다.
그리고 소중한 가치들을 그냥 스쳐 지나간다.
그러다가 내 인생에 급브레이크가 걸리는 순간.
홀로 급박한 벽에 다다르고 나서야 비로소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얼마나 정신없이 앞만 보고 살아왔던건지..
얼마나 주변에 소홀 했었는지...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때 뒤늦게 비로소 깨닫게 된다.
자신에게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나는 지금 어떤지..
아롤랠스톤...
127시간 거기서 살아내줘서..
치열하게 견디며 살아와줘서..
행복하게 오늘을 살아가줘서..
그래서 2011년 이런 뭉클한 감동을 선물해줘서
고맙고.. 또 고맙고.. 또 고마웠다.
(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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