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지어 김이 솔솔 나는 하얀 쌀밥에 얹어 먹는 갈치조림 한 점. 상상만으로 흐뭇해진다.
살이 부드러운 갈치는 약한 불에도 잘 익어 "품안에서도 익혀먹는다"는 말도 있다.
제주도에선 갈치회가 유명하다. 호기심에 몇 차례 먹어봤다. 그러나 아직 갈치회의 맛을 깨치지 못한 아내와 나는 갈치만큼은 소금 발라 직화로 구워낸 구이나 무와 대파, 양파에 고춧가루를 적당히 뿌려 자작자작 조려낸 조림이 좋다.
갈치에게 어두일미는 해당되지 않는다. 도톰한 가운데 토막이 제일이다.
살이 많기도 한데다 다른 생선이 그렇듯이 기름지고 고소한 뱃살이 있기 때문이다.
송수권시인의 글에는 남도의 섬 지방에서 부른다는 강강술래의 매김소리가 나온다.
못 가겠네 목 가겠네
놋닢 같은 갈치 뱃살두고
나는 시집 못 가겠네
-송수권의 책, "남도의 맛과 멋" 중에서-
요즈음 우리 사회의 큰 문제인 FTA에, 갈치는, 갈치조림과 함께 먹는 흰쌀밥은,
나아가 우리들의 식탁은 문제가 없을 것인지......
서귀포 서귀동에 있는 네거리식당(064-762-5513)과 천지동의 삼보식당에서 갈치조림을 먹어보았다.
네거리 식당에서는 성게국을 곁들였고 삼보식당(064-762-3620)에서는 전복뚝배기를 곁들였다.
두 식당 모두 비슷한 맛이지만 굳이 한 곳을 선택하라면 아내와 나는 네거리식당의 우세를 꼽겠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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