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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잘 먹고 잘 살자 32 - 제주도 서귀포 "막숙횟집"

by 장돌뱅이. 2013. 8. 15.

 

 

회하면 광어회일 때가 있었다.
어린 시절 강원도를 다녀온 어른들이 회는 역시 광어라고 말할 때
광어는 무슨 기상천외의 ‘꿈의 음식’으로 다가왔다. 속초와 주문진, 묵호라는 지명이
지금의 동남아 해변보다도 멀게 들릴 때이다. 그런데 알다시피 광어의 양식이
가능해지면서 광어보다는 도다리가 대접을 받는 세상이 되었다. 요즈음은 도다리도
양식이 된다고 한다. 앞으로 수십 년 내에 밥상에 오르는 모든 수산물이 양식일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소리도 들린다. 양식 광어와 양식 도다리는 어느 것이 더 맛이 있을지 모르겠다.

저녁을 먹으러 나가야 하는데, 아내의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
어디서 포장을 해오기로 했다. 횟집을 가려고 했던 터라 숙소에서 멀지 않은
막숙횟집에(064-739-1234) 전화를 걸었다. 포장도 된다고 했다.
부부가 운영하는 횟집이었다. 횟집 아저씨는 참돔과 광어가 있다고 했다.
어느 게 더 좋으냐는 나의 질문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광어를 선택해 주었다.
그대로 했다. 소라물회도 주문을 했다.
두툼하게 썰어준 광어회. 양식 광어를 기피하다보니 오래간만에 먹어보는 광어회였다.
딸아이는 이번 제주에서 먹어 본 회 중에 최고라고 했다. 몸이 불편해지면서 입맛까지
잃은 아내는 이것이나 저것이나 많이 먹지 못했지만 소라물회의 새콤한 맛이 좋다고 했다.
딸아이와 나는 아내를 걱정하면서도 한라산소주를 곁들여 마지막 회 한 점까지 아구아구 먹었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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