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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잘 먹고 잘 살자 28 - 제주도 표선리 "춘자멸치국수"

by 장돌뱅이. 2013. 8. 15.

표선리의 춘자 멸치 국수.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춘자‘싸롱’ 이라는 묘한 별명도 함께 갖고 있다.
장정 대여섯이 들어서면 꽉 찰 것 같은 작은 식당이었다. 아침식사를
위해 우리 가족이 식당으로 들어섰을 때, 작업복 차림의 사내 둘과
나들이 차림의 한 가족이 국수를 먹고 있었다. 잠시 기다려야 한다는
주인의 말에 20여 분을 기다리는 동안 그들이 나가고 우리처럼 여행객인
듯한 남녀와 마을 주민인 듯한 사내가 들어와 자리를 대신했다.
중년의 사내는 주인과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았다.

식당과 맞붙은 살림방에는 문을 열어놓아 냉장고 텔레비전, 밥솥등의
세간붙이들이 다 들여다보였다. 방에서는 주방에서 일하는 분보다 좀 더
나이든 여자분이 조용히 움직이며 무슨 일인가를 하고 있었다. 아마 식당
일을 나누어 하는 듯 했다. 두 사람 중에 누가 춘자씨인지는 알 수 없었다.
아니 가게 이름 속의 춘자가 실재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노란 냄비에 담겨 나온 국수의 굴물을 한 숫가락 뜨자 멸치향이 진하게 느껴졌다.
‘아 그래 이 맛!’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쓸 때 없이 밥 욕심만 많은 나는 양도 가늠해 보지 않은 채 곱빼기를 시켰는데,
부담스러운 양이었다.
(전화번호는 064-787-312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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