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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잘 먹고 잘 살자 35 - 서울 마장동 "목포산꽃게"

by 장돌뱅이. 2013. 8. 15.

 

 

1801년 신유사옥으로 흑산도에 유배된 정약전은 흑산도 근해의 수산
동식물 155종을 조사, 연구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수산학 연구서인
“자산어보(玆山魚譜)를 지었다.그 중 꽃게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꽃게는 뒷다리 끝이 넓어서 부채 같다(...) 대체로 게는 모두 잘
   달리나 헤엄을 치지 못하는데, 이 게만은 부채 같은 다리로 물속에서
   헤엄을 칠 수 있다. 이것이 물에서 헤엄치면 큰 바람이 불 징조다.
   맛이 달콤하고 좋다.....“

꽃게가 수영을 잘 하는 것은 서양인도 인식한 듯 꽃게의 영어 이름은
SWIMMING CRAB이다. 봄에는 암게가, 가을에는 수게가 맛이 있다고 한다.
게는 간장으로 게장을 담그거나 아예 아무런 양념 없이 증기로 쪄서 먹어도
맛있다. 구수하면서도 감칠맛이 있다. 게 속에 있는 글루탐산 때문이다.

우리의 감각기관은 전통적으로 알려진 단맛, 짠맛, 신맛, 쓴맛 이외에
감칠맛을 구분해서 느낀다는 사실이 최근에 알려졌다. 우리의 전통 음식인
간장과 된장, 고추장이나 젓갈 등에도 글루탐산이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글루탐산이 나트륨과 결합된 것이 흔히 인공조미료라고 말하는 MSG
(monosodium glutamate)이다. 사람들이 맛을 느끼는 농도가 소금은 0.2%,
설탕은 0.5%인데 MSG는 0.03%라고 하니 효과가 정말 매우 강력하달 수밖에 없다.
(다른 곳은 모르겠고 이곳 샌디에고에서 판매되는 월남국수의 국물은 농도
짙은 ‘MSG 스프’ 라고 한다. 그런 줄 알면서도 나는 매번 국물까지 싹싹 비우고
나서 갈증을 달래느라 몇 배의 물을 들이키는 미련한 짓을 반복하며 산다.) 

아무튼 뭘 해 먹어도 맛있는 꽃게.
마장동에 있는 식당 목포산꽃게(02-2292-1270)집이 게요리로 이름이
높다고 해서 다녀왔다. 지하철5호선 마장역 2번 출구로 나와 10분쯤 직진하면
있다. 찜을 먹은 후에 양념꽃게찜을 추가했다. 두 가지 다 게살이 졸깃하고
맛이 달았다. 재료가 싱싱하다는 이야기겠다. 오래 동안 순서를 기다릴 수
있으니 전화를 해보고 한가한 시간을 골라서 가는 게 좋겠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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