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딤섬을 처음 먹어본 것은 90년 초반 일 때문에 만난 홍콩사람 덕분이었다.
나는 만족스런 그 맛을 기억해 두었고 훗날 아내와 딸아이와 홍콩을 여행할 때
마치 딤섬에 고수라도 되는 양 자연스럽게 소개를 할 수 있었다.
아내와 딸아이도 좋아하였다. 그 맛 때문에 한동안 동남아를 여행하면서도
한 끼쯤은 일부러 딤섬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태국의 방콕이라면 만다린 오리엔탈의
중식당 THE CHINA HOUSE 라던가 반얀트리 호텔의 BAI YUN 등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 가족이 홍콩에서 딤섬을 처음 먹은 곳은 귀국편 항공기를 기다리던 공항에서였다.
홍콩의 옛 공항인 카이탁 KAI TAK 이었다. 카이탁공항은 당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
중의 하나였다. 산세가 험한 바닷가에 위치하여 착륙 전에 유난히도 많은 급선회를 해야
했고 마지막엔 주거지역의 건물들 위로 스치 듯 날아야만 했다. 때문에 활주로를 벗어나
바다에서 멈춘(?) 비행기도 가끔씩 생겨났다. 1998년 카이탁 공항은 폐쇄되고
지금의 첵랍콕 CHEK LAP KOK 공항이 문을 열었다.
옛날만큼은 아니지만 딤섬은 여전히 아내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샌디에고에서 아내와 내가 가본 딤섬을 하는 중식당은 3곳이 있다.
JASMINE과 EMERALD,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PEARL이다.
쟈스민 식당은 오래 전에 소개한 바 있고, 에머럴드는 굳이 소개할 만하지
못하다는 생각에(그러나 손님은 많다.) 펄 식당만 소개한다.
펄은 샌디에고 시내에서는 좀 벗어난 RANCHO BERNARDO라는 곳에 있다.
식당 주변에 호수가 있고 작은 산책로가 있는 공원 같은 곳에 위치해 있다.
가까이 있는 호텔(COURTYARD BY MARRIOT) 덕분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위에 말한 3곳 중에 아내와 나는 이곳을 최고의 딤섬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최고’는 어디까지나 샌디에고에서다.
아무튼 딤섬을 생각하면 나는 먼저 홍콩을 떠올리게 되고 미심쩍은 표정으로
첫 딤섬을 집던 아내와 딸아이의 표정과 먹고 난 뒤에 만족해하던 미소가 떠오른다.
딸아이가 초등학교 시절이니 벌써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옛 카이탁 공항은 이제 크루즈선이 입항하는 항구가 된다고 하던가?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고, 쏜 화살과 같고, 오늘 아침에 읽어본 성경의
욥기의 표현에 따르면 ‘베틀의 북’(A WEAVER'S SHUTTLE)과 같다.
‘뽕나무 밭을 푸른 바다로 만들 수 있는’ 세월의 힘 아닌가.
지나간 시간의 덧없음과 허망함이야 우리가 어찌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남기고 간직할 것은 아름다운 기억뿐이겠다.
-주소 : 11666 AVENA PLACE, RANCHO BERNARDO, CA 92128
-전화 : 858-487-3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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