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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미국

워싱턴 DC 단상7 - 항공우주박물관

by 장돌뱅이. 2013. 12. 6.

스미소니언 SMITHSONIAN(이하 SS) 이 없었다면 DC 여행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호텔에서 가깝다는 점 때문에 여정을 백악관과 기념공원부터 시작하였지만,
사실 그런 곳이 DC 여행의 주목적지는 아니었다.
가벼운 여행에 어울리지 않는 정치와 전쟁의 ‘거대 담론’으로 생각을 이끄는
그런 건조한(?) 장소들이 아내와 나의 감성에는 SS보다 앞설 수는 없겠다.

SS는 제임스 스미슨이라는 영국 과학자가 1829년 사망하면서
“인류의 지식을 넓히기 위한 시설을 DC에 세우고 싶다”는 유언과 유산을
(당시 화폐 55만 달러) 남겨 만들어졌다. 정작 그는 미국에 한번도 다녀간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왜 미국을 선택했을까? 흥미롭다.
신흥국가였던 미국의 미래는 기존의 오래된 국가들과는 다르리라는 생각을 했던 것일까?

아무튼 스미소니언은 그 덕분에 그리고 유산을 받은 미국의 투명한 운영 덕분에
현재 십여 개의 박물관과 미술관, 그리고 동물원이 생겨나게 되었다.
DC에 17곳이 있는데 입장료가 모두 무료이다.

짧은 여행 기간 동안 모든 곳을 다 돌아보기는 불가능했다.
아내와 나는 국립미술관 NATIONAL GALLERY OF ART 한 곳에
주력하기로 하면서 가능하다면 한두 곳을 더해 보기로 했다.

첫 방문지는 항공우주박물관 NATIONAL AIR & SPACE MUSEUM.
항공우주박물관은 연간 9백만 명이 찾는 인기 박물관이다.
이십여 개의 전시실에는 초창기 비행기에서 전투기, 우주선까지
하늘을 나는 다양한 종류의 항공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달에서 가져왔다는 삼각형의 달나라 돌을 만져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오톨도톨한 자연석을 생각했으나 대리석처럼 매끈한 표면에 삼각형으로
가공한 것이라 그다지 실감은 없었다. 

미술관 방문에 앞서 잠시 이곳에 들른 이유는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와
대서양을 최초로 횡단한 린드버그의 비행기를 보기 위해서였다.


*위 사진 : 라이트형제의 비행기. 엎드려서 조종을 하고 앞쪽 날개가 뒷날개보다 작았다.

1903년 12월17일 미국의 라이트형제는 플라이어호를 만들고 동생인 오빌이
조종하여 12초 동안 36미터를 인류 최초의 동력 비행을 하였다고 한다.
박물관에는 당시와 같은 모형이 전시 되어 있다. 지금 보면 비행기라기보다
마치 행글라이더 같은 정도의 조잡한 형태이다. 날개도 나무와 헝겊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류 꿈이 그들 형제로 하여 드디어 실현된 것이다.
이로부터 불과 10년이 지나자 시속204킬로미터로 1천킬로미터의 비행이 가능해졌다.

1929년 5월20일 미국의 린드버그는 ‘세인트루이스의 정신 SPIRIT OF ST. LOUIS’(위 사진)을 타고
뉴욕과 파리 사이의 대서양 횡단 무착륙비행(거리 5,809KM, 비행시간 33시간 50분)에
성공하였다. 린드버그의 비행기는 34시간의 비행이 가능해 보이지 않을 만큼 매우 작은 크기였다.
하지만 린드버그의 투지가 서린 듯 빈틈없이 단단해 보였다.

일생일대의 도전에 성공한 린드버그는 거액의 상금(25,000불)을 받았고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이 때문에 아들이 납치되어 잃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후로 사람들은 사회적인 관심을 끌기 위해 유명인에 대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린드버그 신드롬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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