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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기타24

뉴질랜드 여행5 밤새 비가 창문과 지붕을 두드렸다. 빗소리는 부드럽게 잠을 깨웠고 다시 포근하게 잠을 재워주었다. 아내와 나는 빗소리를 좋아한다. 한옥집 앞마당에 왁자지껄하게 쏟아지는 빗소리나 토닥토닥 텐트의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 그 어느 것이나 감미롭다. 아파트에 살면서부터 빗소리는 듣기 힘든 소리가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비는 그쳐 있었다. 호숫가로 나가 산책을 했다. 구름은 호수와 산, 산과 하늘의 경계를 지우며 가까이 내려와 있었다. 경계가 지워진 호수의 풍경이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으로 보였다. 바람이 없어 호수의 수면은 잔잔했다. 배 한척이 선명한 그림자를 물위에 드리우고 가만히 떠 있었다. 호숫가에 동상이 있었다. 1888년에 이곳을 여행한 최초의 유럽인 매킨넌 QUINTIN MACKINNON 의 동상이었다.. 2013. 8. 16.
뉴질랜드 여행4 테아나우 TE ANAU 를 거쳐 밀포드사운드 MILFORD SOUND를 가는 날. 하늘은 어제보다 구름이 많이 벗겨져 본래의 맑고 파란 색깔을 드러냈다. 퀸즈타운을 벗어나 한참을 달려도 창밖으로 호수의 풍경이 이어졌다. 하늘을 가득 담은 호수는 산과 산, 골과 골 사이를 채우며 오래 우리를 따라왔다. 와카티푸는 뉴질랜드에서 3번째로 큰 호수라고 했다. 그 거대한 크기를 각인시키는 풍경이었다. 호수가 끝나자 초록의 풀밭 속에 점점이 흩어져 풀을 뜯는 양떼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들어왔다. 하늘의 흰 구름과 먼 산 꼭대기에 남아 있는 흰 눈과 함께 어울린 양떼들은 소박하고 정감어린 풍경을 만들어냈다. 아침 냉기는 햇빛에 풀려 나른하게 몸을 감싸왔다. 평화로웠다. 편안했다. 어느 샌가 딸아이는 뒷좌석에서 잠이 .. 2013. 8. 16.
뉴질랜드 여행3 와카티푸 호수 가까이 있는 부두카페 VUDU CAFE는 아침부터 손님들로 북적였다. 실내보다 실외에 좌석이 많았지만 쌀쌀한 아침 날씨 탓에 우리는 다소 비좁은 실내 좌석을 이용했다. 여름에 접어들었음에도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컸다. 여름이지만 낮에는 반팔이, 아침저녁으로는 긴팔이 필요한 날씨였다. 프렌치토스트와 에그베네딕트에 커피를 곁들여 아침식사를 했다. TSS EARN SLOW를 타는 포구는 카페에서 가까웠다. 구름이 낀 날씨였다. 구름 사이로 간간히 햇살이 비춰들었다. 그때마다 호수는 잔물결로 그것을 받아내며 보석처럼 무수히 반짝거렸다. 상쾌한 아침이었다. 우리는 느긋한 걸음걸이로 호숫가를 따라 포구로 갔다. TSS EARN SLOW는 옛날엔 이곳 주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이었다고 한다. 이제는 호수를 .. 2013. 8. 16.
딸아이의 배낭여행 3. (2006.09) 2012. 4. 20.
딸아이의 배낭여행 2. 제목 : 아빠, 내 사랑하는 아빠. 언젠가 아빠가 보낸 메일의 제목이 "**야 사랑하는 내 딸 **야"여서 나는 이렇게 메일을 보내보아요 이제 내일이면 또 새로운 한주가 시작하려고 하네요 그래서 그냥 이렇게 메일 보내봐요 무슨 일 있어야만....메일 보내면 안놀라자나요 내 좌우명이 먼지 알아요??ㅋㅋ 뭐 "인생은 이벤트!!"이거에요 ㅋㅋ 아빠가 출장갔기 때문에 편지쓰고 혹은 내가 여행갔기 때문에 편지 쓰고 그러면... 재미가 없자나요 인생은 이벤트니까 하루하루는 생활하기 나름이니까!! 좋은 한주 되요 우리~~ 늘 웃으면서 즐겁게 저도 열심히 할께요 정말.... 사랑해요!! 좋은한주되세요!! 아자아자화이팅!! - 9월초 딸아이가 보낸 메일- (2006.09) 2012. 4. 20.
딸아이의 배낭여행 1. 방학중 딸아이가 고등학교 때부터 꿈꾸었던 유럽배낭여행을 친구와 함께 다녀왔다. 한 달 가까운 기간동안의 여행이 그녀를 무척 많이 변모시킨 것 같다. 무엇보다 가족에 대한 생각이 더욱 애틋해지고 겸손해진 느낌. 여행 중에 아름다운 풍경과 마주친 많은 곳에서 아내와 나를 생각했다고... "지금 이곳에 같이 있었으면!" "다음엔 꼭 모시고 와야지!" 아내와 나는 그 말만으로도 행복해졌다. 딸아이가 찍어온 사진 중에서 몇 장을 추려 순서대로 올려본다. 부모로서는 그녀의 건강한 여정을 보는 것이 즐거울 뿐이다. (2006.09) 2012.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