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과 사진/기타24

미얀마 양곤(끝) 출장 마지막 날 오후. 저녁 비행기로 돌아가는 일정만 남았다. 사람들이 짜투리 시간동안 쉐다공 사원 방문을 권했다. 비가 많이 내렸고 사원 내에서는 맨발로 다녀야 한다고 하기에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결국 파고다로 오르는 긴 계단을 오르게 되었다. 미얀마 방문 일정이 잡히면서부터 생각해둔 곳이기도 했다. 맑은 날에는 태양열로 달궈진 긴 터널식 계단이 한증막으로 변하고, 대리석이 깔린 사원의 마당은 발바닥이 뜨거워 걷기가 힘든 단점도 있다고 하니 비가 주는 잇점도 있었다. 쉐다공 사원의 기원은 부처님 재세시대인 2,5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부처님의 머리카락(불발)을 모셨다고 한다. 떼인코따라 THEINKOTTARA 언덕 위에 세워진 거대한 탑은 양곤 시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볼 수 있다. 밤에도 조.. 2014. 6. 24.
미얀마 양곤2 양곤 시내 사쿠라 타워 일대는 '양곤의 명동'이라고 한다. 사무실 임대료가 평당 40만원, 땅은 평당 8천만원을 호가한다. 사쿠라 타워에는 주요 항공사, 외국계 은행괴 기관 등이 입주해 있다. 주변의 교통 체증도 만만찮다. 일제 차량들이 도로에 가득하다. 2-3년 전 까지만 해도 도로는 막히지 않앆고 낡은 차량들 뿐이었다는데, 지금은 새 차들이 많고 고급차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바야흐로 미얀마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것 같다. 다만 그 변화가 내재적인 발전의 결과라기 보다는 다분히 외적 요인으로 촉발된, 그것도 너무 급격한 변화라는 점에서 다소 불안하게 보이기도 했다. 사쿠라타워의 꼭대기 20층에는 스카이비스트로 라는 카페가 있다.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양곤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2014. 6. 18.
미얀마 양곤1 회사 일로 처음 방문한 미얀마의 6월 중순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가 오는 날씨였다. 그것도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처럼 한두 시간 세차게 내리다 그치는 형태가 아니라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굵어졌다를 반복할뿐 하루종일 거의 쉬지 않고 내렸다. 우리나라의 장마철 날씨와 비슷했다. 『동물농장』과 『1984년』으로 유명한 조지 오웰은 소설 『버마시절 BURMESE DAYS』에서 미얀마(버마)의 여름 날씨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 바 있다. 2월에서 5월까지의 태양은 성난 신처럼 하늘에서 이글거린다. 그러다가 서쪽에서 몬순 기후가 갑작스런 스콜의 형태로 몰려왔다가 옷, 침대보, 심지어 음식까지도 모조리 축축하게 만들 만큼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끊임없는 폭우의 형태로 변한다. 지독한 습기를 머금은 날씨는 무덥다. 이 계절이 되.. 2014. 6. 17.
뉴질랜드 여행11(끝) 여행 마지막 날이다. 아침에 퀸즈스트리트를 오르내리는 무료 셔틀버스를 탔다. 퀸즈스트리트는 오클랜드의 중심가를 남북으로 가르는 대로이다. 버스 안에서 해프닝이 있었다. 위 사진의 맨 뒤는 딸아이고 그 앞은 모르는 중국계 여인, 또 그 앞이 아내였다. 그런데 딸아이는 바로 앞자리의 여인을 엄마라고 착각했던 모양이다. 모자 색과 모양이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장난을 좋아하는 딸아이는 버스를 타고가다 여인의 모자 가운데 동그란 단추를 검지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렀다. 여인이 놀라 뒤를 돌아보았고 더 깜짝 놀란 딸아이가 당황스런 목소리로 엄마와 착각을 했다며 사과를 했다. 맨 뒷자리에서 이 모습을 본 나는 속으로 배꼽을 잡았다. 그리고 딸아이의 모자를 검지 손가락으로 누르며 딸아이 실수를 놀려주었다. 그런데 내리기.. 2013. 8. 16.
뉴질랜드 여행10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거뭇거뭇한 새벽이었다. 2시간(156KM) 정도의 거리에 있는 크라이스트처치 CHRISTCHURCH 돌아보고 공항으로 가기 위해서 좀 서둘러야 했다. 원래는 느긋하게 쉬다가 공항으로 직행하여 이번 여행의 시점이자 마지막 기착지인 오클랜드로 가는 비행기를 탈 생각이었다. 그런데 전날 저녁에 잠시 크라이스트처치를 둘러보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다. 모두가 찬성을 했다. 해글리공원 HAGLY PARK을 산책하고 난 뒤 성당 주변 광장에서 식사를 하고 대성당을 둘러보는 것으로 짧은 크라이스트처치의 일정을 잡았다. 얼마 남지 않은 부식을 정리했다. 버릴 것은 버리고 아직 새 것은 누구나 필요한 사람이 써도 좋다는 꼬리표를 달아 냉장고에 넣었다. YHA는 어.. 2013. 8. 16.
뉴질랜드 여행9 마운트 쿡의 트레일 걷기는 이번 여행의 정점이었다. 이후로 이어지는 며칠간을 이번 여행의 부록이나 보너스라고 생각해도 좋을 만큼 마운트쿡의 감동은 강렬했다. 지나고나니 마운트 쿡 마을에서 이틀 밤만 잘 일이 아니라 최소 하루정도 더 머무르며 후커 밸리 이외의 또 다른 트레일을 하나쯤 더 걸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것은 여행이 지난 다음의 평가이다. 그것은 마치 야구경기에서 강공이냐 보내기 번트냐를 상황이 지난 뒤에 평가하는 것처럼 부질없는 일이다. 당시로서는 의도했던 일정에 대한 기대로 가득했고 그 기대에 충실히 움직였을 뿐이다. 다음 목적지는 빙하지대에 가깝게 있다는 프랜츠 조셉 빙하 마을 FRANZ JOSEF GLACIER TOWN. 지도에서 보듯 마우트쿡 (별표) -트와이젤 -.. 2013. 8. 16.
뉴질랜드 여행8 아침에 일어나 날씨부터 살폈다. 마운트 쿡 MT. COOK의 후커 밸리 트레일 HOOKER VALLEY TRAIL을 다녀와야 하므로 날씨가 중요했다. 다행히 비는 그쳐 있었다. 하지만 두터운 구름이 낮게 내려와 있었다. 숙소 뒤편의 산은 구름에 잠긴 채 산자락만 드러내 보였다. YHA 리셉션의 직원은 오늘은 개일 것이라고 희망적인 말을 하다가 끝에 “BUT WHO KNOWS?” 라고 덧붙였다. 하긴 날씨가 인간의 소관일 리 없다. 한국에서부터 먼 길을 왔으므로 맑은 날씨는 YHA의 책임이라고 했더니 “아하!” 하며 유쾌하게 웃는다. 빼꼼하게 밝아오는 동쪽 하늘에 기대를 걸고 출발을 늦추기로 했다. 왕복 네 시간 정도의 트레일이므로 아침부터 서둘 필요가 없었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천천히 준비를 하는 동.. 2013. 8. 16.
뉴질랜드 여행7 살다보면 어떤 사건이 있고 난 후에야 그 보다 앞선 시간에 있었던, 여느 때와는 다른 느낌이나 감정, 행동 등이 혹시 그 사건을 미리 암시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날이 그랬다. 아침에 구름이 낮게 드리우고 비가 내렸다. 전날 오후부터 시작된 비였다. 평소 비오는 날을 싫어해 본 적이 없음에도 (비가 귀한 샌디에고에 살면서부터는 좋아하기까지 했음에도) 이 날의 비는 괜스레 우중충해 보였다. 여행 중이라 맑은 날씨를 갈망해서가 아니었다. 이 날은 데카포 TEKAPO 호수를 돌아서 마운트쿡 MT. COOK 마을까지 가는, 이동이 주요 일정이라 비가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분위기가 차분해서 평소 같으면 좋아해야 맞다. 음악을 들으며 빗길을 달리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그.. 2013. 8. 16.
뉴질랜드 여행6 테아나우를 떠나 와나카 WANAKA 로 향했다. 호수가 있는 와나카까지는 230여 킬로미터로 차로는 3시간 정도를 예상했다. 고속도로라 해도 왕복2차선의 좁은 길이었다. 게다가 개울이나 강을 건너는 모든 다리는 1차선의 일방통행의 길이었다.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길을 최소화 한 것이라고 했다. 가끔씩 양떼가 길을 막아 교통이 지체된다고 들었다. 우리는 은근히 그런 행운과 만나기를 희망했다. 뉴질랜드에 와서 양에게 부쩍 친근감이 더해진 탓이다. 좀 더 가까이에서 놈들을 보고 싶고 손을 뻗어 만져보고 싶었다. 수백 마리의 양들이 길을 건너는 모습도 장관일 것 같았다. 그러나 길가의 풀밭에 고정된 석상처럼 서서 조용히 풀을 뜯는 양들만 보일 뿐 도로를 건너는 무리들은 만나지 못했다. 대신에 여자 목동들의 인도.. 2013.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