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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4

경복궁의 현판 1 경복궁은 조선 초 한양을 도읍으로 정한 뒤 맨 처음 지은 궁궐이다. '경복(景福)'은 '큰 복'이라는 뜻이다. 『태조실록(太祖實錄)』에 따르면 한양 천도를 주도한 정도전은 '술은 이미 취하였고(旣醉以酒) 덕에 이미 배부르니(旣飽以德) 군자께서 만년토록(君子萬年) 큰 복을 누리소서(介爾景福)'라는 『시경(詩慶)』의 시를 외우며 새 궁궐을 경복궁이라고 이름 짓기를 청하였다(請名新宮曰景福)고 한다. 임진왜란 때 불이 탄 후 방치되었다가 1867(고종4)년에 중건되었으나 다시 일제에 의하여 건물 400여 칸이 철거되는 치명적인 훼손을 당하여 원형을 상실했다. 이후 경복궁 정면에 일제가 세운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하면서 경복궁 복원 사업이 추진되어 강녕전, 자선당, 흥례문, 건청궁 등 여러 전각들이 복원되었다. .. 2023. 5. 6.
내가 읽은 쉬운 시 59 - 김창완의「파도가 파도에게」 *1월 21일 집회 사진과 한겨레만평 촛불은 언제까지 희망이 될까? 처음이었으니 끝도 될 수 있을까? 눈이 온다. 기온도 급강하라던가. 아내는 옷을 더 껴입을 뿐 투지만만이다. 나도 밑창 두터운 신발을 꺼낸 신으며 신들메를 조였다. 끝을 바로 내일 볼 수 없다고 해도 희망은 여전히 희망인 것이라고 다짐해 보며. 가자. 가서 부서진들, 형체도 없이 스러진들 어떠리 바람 따라 떠돌며 일어서라 일어서라 잠든 이를 깨우고 흩어지기 위해 모여 있는 모래에게 귀먹은 암벽에게 들려 줘야 할 이 함성 언제나 푸르구나 푸른 모가지 뽑아 올린 보리밭 위에도 황사 어지러워 거품 물고 죽은들, 죽어 수평선에서 갈매기 한 마리로 날아올라 저녁놀 비낀 빌딩 모퉁이 돌며 찢어진 광목필 피에 젖은 날개로써 어서 오라 어서 오라 손짓.. 2017. 1. 21.
내가 읽은 쉬운 시 58 - 양성우의「지금은 결코 꽃이 아니라도 좋아라」 *사진 : 박종철 기념 전시실에서 촬영 지금은 결코 꽃이 아니라도 좋아라 총창뿐인 마을에 과녁이 되어 소리없이 어둠 속에 쓰러지면서 네가 흘린 핏방울이 살아남아서 오는 봄에 풀뿌리를 적셔준다면 지금은 결코 꽃이 아니라도 좋아라 골백번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는 이 진흙의 한반도에서 다만 녹슬지 않는 비싼 넋으로 밤이나 낮이나 과녁이 되어 네가 죽고 다시 죽어 스며들지라도 오는 봄에 나무 끝을 쓰다듬어주는 작은 바람으로 돌아온다면 지금은 결코 꽃이 아니라도 좋아라 혹은 군화 끝에 밟히는 끈끈한 눈물로 잠시 머물다가 갈지라도 불보다 뜨거운 깃발로 네가 어느날 갑자기 이땅을 깨우고 남과 북이 온몸으로 소리칠 수 있다면 지금은 결코 꽃이 아니라도 좋아라 엄동설한에 재갈 물려서 식구대로 서럽게 재갈 물려서 여기저기 .. 2017. 1. 14.
내가 읽은 쉬운 시 57 - 신동엽의「산문시」 세월호. 한 유가족이 세월호가 침몰한지 1000일이 된 것이 아니라 자신들에겐 1000번째 4월16일이 지나는 것이라고 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씌워주는 것이 아니라 같이 비를 맞는 것이라는 신영복선생님의 글을 생각하며 서 있었다. 함께 맞는 비. 지난해 광장에 모인 사람의 수가 천만이 아니고 백만이 아니라 11만 3,374명이라고, 국민 민심 아니라고, 불과 얼마 전, 향후 자신의 거취를 국회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자신의 입으로 말했던, 그리고 바로 그 국회에서 탄핵된 '무기정학'의 권력자(의 변호인)가 말했다. 추운 겨울 국민들이 지척의 거리에서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외치고 있다면 그는 몇십만몇천몇백몇십몇명이라고 숫자를 헤아리기 전에 먼저 그 소리에 다가 갔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그의 말대로 백만.. 2017. 1. 8.